3일부터 `제24회 광주연극제’

▲ `별이 반짝이는 밤에’

 연극은 연출자와 배우들이 관객에서 건네는 질문이다. 그 전언 같은 물음에 관객이 응답을 하면 공통의 이야기를 통한 대화가 형성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작품들이 아니다. 순수 창작극을 중심으로 한 연극제가 펼쳐진다. 그러므로 관객이 마음을 연다면 대화의 내용도 깊어질 것이다.

 한국연극협회 광주시지회가 ‘제24회 광주연극제’를 개최한다. 3∼9일 오후 7시30분 광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연극제는 민간 극단들의 연극에 대한 사랑을 읽어낼 수 있는 자리다. 극단들이 연극적 역량을 걸고, 경연을 펼친다. 가진 능력을 연극제를 통해 모두 풀어놓게 되는 셈인데, 광주연극제의 최우수작품을 수상하면 6월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연극제에 광주를 대표해 참가한다.

 올해 경연작은 모두 5편이다.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개막식에서는 극단별 쇼케이스와 풍물연희예술단 ‘광대’의 공연이 열리고, 폐막식 때는 뮤지컬 갈라콘서트 ‘사랑이란’이 진행된다. 연극협회 최영화 회장은 “광주 민간 극단들의 고된 열정과 힘을 한 자리에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가장 높은 점수를 얻는 극단이 광주를 대표하기 때문에 경연의 의미 역시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문의 523-7292.

▶‘제비집’= 화순읍 중앙상회의 안채에 몇 년 만에 제비가 찾아온다. 영숙의 동생 영수는 집과 논을 처분하고 서울에서 모두 같이 살길 원하지만 영숙 어미는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중앙상회에 물건을 대주는 57세의 홀아비 오 씨는 미국에 정착한 아들이 오라고 권하지만 오랜 세월 영숙 어미를 사모한 마음 때문에 망설인다. 이들의 삶과 죽음이 제비가 오고 새끼를 낳고 기르고 떠나 다시 돌아오는 1년이라는 시간 안에서 풀어져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간다. 극단 ‘청춘’(연출 원광연)

 ▶‘금금용의 택시일지’= 개인택시 기사 금금용은 야간운행 중 취객이 노숙자에게 얻어맞고 쓰러진 것을 도우러 갔다가 취객에게 폭행한 자로 오인돼 파출소로 연행된다. 뒤늦게 파출소에 찾아온 금금용의 아내는 샌님 같은 남편이 폭행자라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폐쇄회로에 녹화된 상황을 본 뒤 경찰의 월권행위를 항의하지만 금금용의 양보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이 보인다. 화해하고 인사를 나누는 때에 강상태가 지갑이 없어졌다고 하자 그 지갑을 찾는 문제로 파출소 안은 다시 복잡해진다. 극단 ‘CD’(연출 이행원).

 ▶‘별이 반짝이는 밤에’= 뉴타운 건설로 철거 위기에 놓인 한 마을, 할머니 한 분이 새벽에 세상을 떠난다. 마을사람들은 연고자가 없는 할머니의 장례를 치러주기로 한다. 소녀는 보육원에서 생활한다. 날마다 엄마,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 성냥팔이 소녀처럼 성냥을 켜면 가족과의 행복한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던 어느 날 실수로 보육원에 화재가 일어난다. 극단 ‘얼·아리’(연출 양정인)

 ▶‘별’= 별들은 땅 위에 있는 사람들을 비춘다. 그들을 안내하기 위해 그리고 그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사랑하는 이를 두고 별이 된 여인. 먼저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남편 별. 함께 가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한 할아버지 별. 그런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할머니. 여러 사연들을 가진 별과, 이제 막별이 된 새 별들. 이들에게 혼란이 찾아온다. 극단 ‘UP’(연출 김균형)

 ▶‘사평역’= 시골 간이역 대합실에는 모두 다섯 명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농부는 눈 오는 날에 병원에 가자는 아버지에게 짜증이 나다가도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중년의 사내는 감방에 있었던 허 씨가 생각난다. 청년은 얼마 전 학교에서 제적 처분을 받았다. 서울말을 하는 뚱뚱한 중년 여자와 화장이 짙은 처녀, 행상하는 아낙네 둘이 대합실로 들어왔다. 중년의 사내는 허 씨의 부탁으로 그의 칠순 노모를 찾으러 왔으나 이미 죽은 지 5년이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뿐이었다. 청년은 집안의 희망이어서 부모와 형제들 앞에서 퇴학당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극단 ‘푸른연극마을’(연출 오성완)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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