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일하는 미래 세계
인간의 창조적 힘 빛나다

▲ 본전시2-3D프린팅 자동차.
 8일부터 46일간의 전시에 들어간 2017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광주비엔날레전시관 광장으로 들어서면 연두색의 기둥 모양 조형물 9개가 눈에 띈다. 인류의 지적 유산을 지탱하는 아홉 개의 기둥이라는 ‘나인 콜룸’이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전면에는 ‘미래로 들어가는 과거의 문’을 상징하는 ‘디 아크’를 설치돼있고, 인근에는 내뻗은 주먹 형태의 ‘뒤엉킨 선동의 그리드’를 상징하는 ‘프로파간다 그리드’ 조형물이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세 개의 랜드마크에 대해 “기계가 인간의 많은 일들을 대신할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인간의 지적·창조적 힘을 재건시키고자 하는 신념을 역사 속 ‘헬레니즘’과 접목시킨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가상현실·3D프린팅 체험 곳곳

 ‘FUTURES(미래들)’을 주제로 한 이번 2017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총 4개의 구획으로 이뤄져 있으며, VR(가상현실)체험과 3D프린팅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본 전시1 ‘오래된 미래’ 본 전시2 ‘미래를 디자인하자’ 본 전시3 ‘미래를 창업하자’ 본 전시4 ‘아시아 더 퓨처’라는 개별 주제를 지니고 있으며, ‘십년 후, 새로운 정상’이라는 디자인 페어 전시도 비엔날레 5전시관에서 함께 진행된다.

 조형물 ‘디 아크’ 아래로 지나가 1전시관으로 입장하면, 과거에 그렸던 미래 모습들을 추억하는 ‘오래된 미래(Futures of the Past)’가 관람객을 맞는다. ‘미래연대기’ ‘미래 프로젝트’ ‘미래 서베이’ 총 3파트로 이뤄진 전시는 “지난 250여 년간 인류가 상상했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또, 과연 현실로 이뤄졌을까?”라는 질문을 관람객들과 함께 나누며, 새로운 미래를 그려볼 수 있도록 과거-현재-미래로의 시간여행을 안내한다.

 2017광주디자인비엔날레 본전시 중의 ‘본전시’로 일컬어지는 ‘미래를 디자인하자’ 전시가 1전시관부터 2전시관까지 차지하고 있다. 1전시관에서는 ‘미래의 제품들’ ‘미래의 집과 도시’ ‘미래의 사회’ ‘미래의 건강관리’ 등을 소주제를 통해 연구소·대학·디자인그룹 등에서 추진됐던 최근의 미래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오세헌 작가의 ‘오픈 카이트’는 1전시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다. ‘연’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통념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정사면체 구조물을 엮어 만든 대형 연으로, 누구나 도면 데이터 및 제작 방법을 다운로드 받아 3D프린터를 통해 구현해볼 수 있는 ‘공유 디자인’이다. ‘Design for Play’라는 주제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파트수를 줄여 제작과정이 좀 더 단순화되도록 좌우 대칭의 날개 부품을 디자인했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납작하게 펼쳐서 보관·운반이 가능하다.
 
 ▲자율주행·친환경등 미래 운송수단

 2전시관에선 ‘미래 운송수단’과 ‘미래 쇼핑라이프’ ‘신재생에너지’라는 소주제의 전시가 펼쳐진다. ‘미래 운송수단’으로는 국내외 기업들이 참여해 자동차의 ‘자율주행’과 ‘친환경’ 트렌드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를 실제 크기의 모형으로 구현했다. 해당 전시의 큐레이터인 송인호 국민대 교수는 “앞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들이 3D 프린터를 통해 부품과 외관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을 담은 KLIO사의 자동차도 전시됐다”고 소개한다.

 현대 자동차가 제시한 ‘Mobility Vision’은 실제 자율주행 자동차와 집이 연동될 미래상을 구현했다. 자동차가 자율주행에 들어가는 동안 탑승자는 모니터를 통해 영상을 시청할 수 있으며, 도착 이후에는 차량의 측면이 집과 연결돼, 탑승자가 앉은 의자가 거실 방향으로 이동한다. 탑승자가 거실 티비를 켜면 자동차 안에서 보던 영상은 끊임없이 재생되며, 차의 공기 정화기능이 계속 작동해 대형 공기청정기의 역할을 한다.

 ‘미래 쇼핑라이프’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변화를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는 ‘쇼핑’을 테마로 소비생활과 삶, 물류산업 등의 미래상을 소개한다. 쇼핑 드론, 인공지능 상담 프로그램인 ‘챗봇’ 프로그램 등을 비롯해, 피자헛의 파이탑스(Pie Tops)도 눈길을 끈다. 피자헛에서 만든 특수 운동화 ‘파이탑스’는 신발에 부착된 피자헛 버튼을 한번 누르면, 블루투스를 통해 전용 앱에 연결되어 사용자가 가장 좋아하는 피자 메뉴가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배달된다. ‘신재생에너지’에서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이 없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모습을 그린다.
 
 ▲4차 산업혁명…미래를 창업하자

 본전시3 ‘미래를 창업하자’에 들어서면, 1인 디자인 기업과 국내외 기업·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 이마트와 홍승혜 디자이너가 협업한 ‘9-6’ 공간과 기업 ‘배달의 민족’의 디자인 상품들도 눈에 들어온다. 전시장 가운데에 위치한 FAB365의 3D Printing Lab은 실제 3D 프린팅 사무실을 그대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3D 프린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꾸준히 전시하고, 그 결과물을 곳곳에 진열해 놓는 곳이다.

 본전시4 ‘아시아 더 퓨처’에서는 서구권에 치중돼 있었던 디자인 논의에서 벗어나 아시아권이 지닌 독창적 디자인 문화를 재조명한다. 이 중 ANGO의 ‘TRANSCEIVER SPACE’는 실크 누에고치를 둥근 캐노피 보호막 형태로 구현했다. 내부에서 나오는 빛과 음향 장비는 관람객들에게 잠시 앉아 사색할 자리를 제공한다. 같은 공간의 ‘아시안 하모니_ 500개의 등’ 작품을 마주한 관람객들의 입에서 연신 탄성이 쏟아진다. 오색찬란한 베트남 등을 역피라미드 형태로 설치한 이 작품은 ‘아시아의 희망과 조화의 빛’을 상징한다. 더불어 그 아래 아시아 고유 소재·기술·형태를 보여주는 30여점 의자들이 모여 ‘아시안 하모니 _ 굿 디자인 체어 콜렉션’을 구성한다.
 
 ▲전시물 직접 구입 가능

 디자인 페어이자 본전시5에 해당하는 ‘새로운 정상’은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직접 구입할 수 있다. 전시관에는 별도의 ‘상품 주문서’가 비치돼 있으며, 총 18개의 디자인 프로젝트가 마련돼 있다. 이중 JustProject의 ‘재료상점’은 단순 ‘재활용’을 넘어서서, 세상에 넘처나는 쓰레기들을 재료로 하는 생산을 제안한다. 이 작품은 “기술은 풍요로워지는 반면 소재는 빈곤해질 것”이라며 “쓰레기가 단순히 하나의 소재로 인식되고 소비되는 미래의 상점을 상상해보고 작가와 관객이 함께 구현해보는 공간”이다.
양유진 기자 seoyj@gjdream.com
<사진제공=광주디자인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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