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절한 가슴 안고 그리움을 기다린다

 여름날 장마비 스쳐
 파란 하늘에
 흰구름 떠도는데
 
 그리는 님 그리워
 애타는 심정으로 피는
 주홍빛 능소화
 
 담장 너머로
 하늘을 바라보며
 어느참에 오려나 님 그리는데
 
 아무도 알 수 없는
 신비한 하늘의 기운에
 DMZ의 역사적 순간이 이루워지 듯
 
 주홍빛 능소화는
 붉은미소 머금고
 
 담장위 울타리에 올라
 애절한 가슴안고
 그리움을 기다린다
 
 그리움은 기다림에 기대어
 천상의 재회를 기다리는
 능소화의 기다림을 바라본다
 나 상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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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동안 ‘재야 민주화운동’에 몸 담아 온 나상기 선생은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사진기를 들었다. “조급하게 변화시키려고 했던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은” 뒤였다. 지금 그는 스스로를 ‘재야 사진가’로 칭하며, 남도 지방 사계절 풍경과 꽃을 담아내고 있다. 인생 2막, 여전히 ‘중심 아닌 곳’에 눈을 대고 있는 나 선생은 그동안 찍은 사진에 시적 감상까지 더해서 최근 ‘시사집(詩寫集)’을 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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