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그리움이다

 시월에 스며드는 상념은
 추억의 세월 보듬고
 기다리는 고독한 영혼
 가을에 만나야 한다
 
 시월은 바람사이로 다가오는
 한 없는 기다림에
 억새밭 사이길로 밀려오는
 끝 없는 그리움이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 떠
 그리움 붓드는 시간
 세월지나 추억을 안고
 기다리는 시월은 그리움이다
 
 어찌 그리 억새는
 저토록 푸른 하늘만 처다보는가
 시월은 기다림을 껴안고
 가을에 만나는 그리움인 것을
 
 나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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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동안 ‘재야 민주화운동’에 몸 담아 온 나상기 선생은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사진기를 들었다. “조급하게 변화시키려고 했던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은” 뒤였다. 지금 그는 스스로를 ‘재야 사진가’로 칭하며, 남도 지방 사계절 풍경과 꽃을 담아내고 있다. 인생 2막, 여전히 ‘중심 아닌 곳’에 눈을 대고 있는 나 선생은 그동안 찍은 사진에 시적 감상까지 더해서 최근 ‘시사집(詩寫集)’을 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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