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패널 접근성’ 등 이유 홍익대서 12월3일 개최
-일각선 “시작부터 지역 소외, 반쪽짜리 결과물” 우려

광주비엔날레 주제 선정을 위한 오픈포럼이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내년 비엔날레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자리에서 지역의 목소리가 소외될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포럼은 11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의 핵심 담론을 형성하는 자리. 하지만 일각에선 "광주가 아닌 서울에서 개최되는 만큼 광주 시민·지역 문화계 등을 물리적·정서적으로 소외시킨 반쪽짜리 행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역 색깔을 찾아가야 한다는 그동안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광주비엔날레가 주제 선정에서부터 지역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제11회 광주비엔날레 주제 선정을 위한 오픈 포럼’을 오는 3일 오후 2시 홍익대 홍문관 가람홀에서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이번 포럼은 주제 선정 과정에서 진행하는 최초의 대규모 공식 행사로, 열린 채널을 통해 형성된 담론에 따라 최종 결정될 주제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의 대주제인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에 대해 마리아 린드 2016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과 고은 시인, 김우창 문학평론가가 발제를 맡았고, 송호근 서울대 교수, 이기중 전남대 교수, 베르너 사세 교수, 아네 요르트 구루 작가 등이 참여하고 김영호 중앙대 교수가 진행하는 토론회가 이어진다.

포럼 참여 패널 대부분이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개최지를 서울로 정했다는 게 비엔날레재단 측의 설명이다.

홍익대가 다른 곳보다 객관성을 갖고 있고 광주비엔날레 행사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점도 선정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름만 오픈포럼일 뿐 지역에겐 문이 원천 차단된 “반쪽짜리 행사”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특히 패널들의 접근성을 우선 고려한 것과 관련해 광주비엔날레라는 정체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지역 문화계 종사자 A씨는 “이번 포럼의 결과물이 주제 선정으로 곧장 연결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도 “최초로 벌이는 주제 선정 오픈포럼인 만큼 광주지역 포럼 계획은 전혀 공지되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오직 주제 선정 관련 포럼을 서울에서 진행하는 것은 반쪽짜리 결과물만 얻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하며 “각지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는 일은 필요하지만, (비엔날레가) 지역을 근간으로 한 행사이고, 이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광주비엔날레 혁신을 위한 위원회에 참여했던 B씨는 주제 선정 오픈 포럼 소식을 처음 접했다며 당황해 했다. 그리고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소식에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광주비엔날레가 지난 20년 동안 세계적인 위상을 높인 것에 비해 지역적 관심은 멀어져 갔다”면서 “혁신위 결과보고에서도 강조됐지만, 이제부터라도 지역에 비중을 두고 행사를 기획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그는 “광주 대표 행사라면 자꾸 밖으로 나갈 궁리를 할 게 아니라 외부의 자원을 내부로 끌어와 지역과 함께 발전할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9월경 광주와 서울을 중심으로 제 1차 국내 리서치를 진행한 바 있으나 주제 선정 오픈포럼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 초 최종 주제 선정까지 계획은 발표된 게 없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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