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경관 보전’ 사업계획 변경 재추진
주거단지·수련관 빼고 ‘자연친화적’으로

▲ 무등산 국립공원 원효계곡에서 평상을 펴고 영업 중인 식당.
 ‘개발’과 ‘보존’이 상충되며 난항을 겪었던 무등산 원효사 상가지구 이전사업이 사업내용을 변경·추진하기로 결정됐다.

 충효동 이전부지에 주거복합단지와 청소년수련시설 건립이라는 기존 계획을 변경, ‘경관보존 위주’, ‘자연친화적 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원효사 상가 이주단지 등 조성사업’ 변경 추진계획을 마련해 주민설명회를 계획하는 등 관련 절차를 재개했다.

 해당 사업은 무등산국립공원 심층부에 위치한 ‘원효사 상가단지’를 충효동 호수생태원, 수리마을 인근(북구 충효동 757번지 일원)으로 이주시키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 1999년, 해당 단지 상인들이 광주시에 이주사업을 요구하면서부터 추진됐다.

 무등산 원효사 인근엔 계곡을 따라 50여 상가들이 백숙·비빔밥·보리밥·매운탕·오리 등을 메뉴로 하는 이른바 ‘산장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관광 활성화”보다 “경관 조성’ 방점
 
 원효사 상가단지는 1982년 조성돼 무등산 심층부에서 영업해왔다.

 하지만 4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르면서 건축물이 노후되고, 계곡으로 오염수가 배출되는 등 문제로 자연 훼손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상인들 역시 시내권에서 20여 분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접근성 문제에 국립공원 지정으로 인한 규제까지 겹쳐 영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하소연하며 이전 사업을 재촉했다.

 원효사 상가지구에서 촌닭집을 운영하는 상인 김모 씨는 “국립공원 지정 이후 불법주차를 막는 차단봉 하나 설치하는 데까지 규제를 받게 돼 장사가 어렵다”며 “상인들은 이주나 보상이 빠르게 이뤄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2016년 사업 추진계획을 세우고 실시설계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 3월, 관련부서 간 충돌로 설계를 중지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 기반시설 조성’이라는 이주단지 조성 목표가 ‘충효동 경관 조성’ 이라는 무등산 남도피아 사업 중 ‘광주호 권역 특정경관 수립’ 방향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시는 행정부시장 주재 회의 등을 통해 지난달 ‘경관 보존 위주 개발’, ‘자연친화적 단지 조성’ 방향으로 사업추진계획을 변경했다.

 기존엔 상가 이주단지 활성화와 경제성 등을 고려해 60~70 세대 수준의 ‘주거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변 남도 가사문화권 정서와 맞지 않고, 인위적 개발로 경관훼손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짓지 않기로 한 것이다.

원효사 상가.|||||
 
▲토지이용계획 수립 주민 설명회
 
 ‘청소년수련시설 건립’도 제외됐다. 시비 240억 원이 드는 부담에, 인근 수리마을 주민들의 반대와 분묘이장 민원까지 제기돼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었다. 대신 주변 경관과 어울리며 볼거리 제공이 가능한 ‘야생화 단지’로 대체하기로 했다.

 여기에 700대 수준이던 주차장 규모를 450대로 줄이는 등 사업부지 중 55%를 녹지공간으로 채우는 것으로 변경했다.

 ‘원효사 상가 이주단지’엔 원효사 상가에서 이주한 상인들을 포함,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남도음식촌’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무등산 지질공원 국제 플랫폼센터, 친환경 숙박공간 ‘힐링촌(7세대)’, 야생화단지, 다랭이정원, 친환경 주차장 등이 조성된다.

 시는 토지이용계획 수립을 마치고 조만간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11월쯤 공사에 들어가, 2021년말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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