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온도 영향…오히려 농도 높아
“눈에 안보여도 존재…활동 자제해야”

▲ 5일 미세먼지 가득한 광주 도심 풍경.
 미세먼지가 눈으로 관측되지 않아 흔히 더 안전할 것이라 생각하는 통념과 달리, 밤과 새벽 사이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내려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광주지역엔 미세먼지 농도가 PM2.5 기준 150㎍/㎥ 이상이 두 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관측 사상 최초로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시각은 오후11시. 하지만 경보 상황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파된 건 다음날 오전이었다. 이날 밤과 새벽 사이, 공원 등지에선 마스크 없이 산책하거나 운동에 나서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이처럼 미세먼지와 관련, 낮보다 오히려 밤에 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낮에는 미세먼지가 공기중에 뿌옇게 나타나면서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반면, 확인이 불가능한 밤에는 상대적으로 덜 경계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8일 광주지역엔 18시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고, 오후 11시에 경보가 발령됐다. 이후 밤 사이 지속되다 오후 2시가 돼서야 경보가 해제되면서, 밤과 새벽 사이 심한 미세먼지 농도가 지속됐다.

 또다시 농도가 높아졌던 4~5일에도 저녁 사이 140㎍/㎥ 높은 미세먼지 농도를 보이다 낮에는 오히려 농도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5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밤과 새벽 사이에는 온도 차이 때문에 오히려 미세먼지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낮에는 기온이 오르면서 대류가 활발해지는 반면, 밤에는 기온이 낮아지고 습도가 올라가면서 바람이 약해지고, 대기가 정체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기온이 낮은 밤과 새벽엔 미세먼지가 지표면에 더 가깝게 깔리면서 더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특히 밤 사이엔 시민들이 미세먼지 농도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반면 경보가 발령돼도 긴급재난문자 등이 발송되지 않고 다음날이 돼서야 전파되고 있어, 미세먼지 예보를 자주 확인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온도가 낮고 습도가 높은 밤·새벽의 환경요인은 질소산화물이나 암모늄 등 다양한 기체성 물질들이 반응을 일으켜 공기중에서 미세먼지로 바뀌는 ‘2차생성’의 알맞은 조건이 될 수 있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미세먼지가 공기중에 없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밤에는 가급적 운동이나 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엔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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