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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을 지킨 우포, 창녕의 중심 돼”
[국가습지 우포늪서 배운다]
<1> 사람과 자연의 공생
“장록습지 가치 충분…이제 시작할 때”
김현 hyu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6-21 06:05:01
▲ 광주 습지생물다양성 세미나 참가자들이 19일 경남 창녕군 우포늪을 방문했다.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광주습지생물다양성 세미나에 참여한 광주시민 20여 명이 답사 및 실천활동 일환으로 지난 19일 우포늪을 답사하고 왔다.
 우포늪은 1999년 습지보호지역 지정 후 꾸준히 관리돼오면서 천연 늪속에 희귀동식물들을 품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습지다. 광산구 장록습지의 국가 습지보호구역 지정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우포늪 답사는 국가습지 지정 의미와 과제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몇차례에 걸쳐 탐방기를 싣는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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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쏴-”

 한여름 뙤약볕에도 그곳엔 기분좋은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우거진 수풀과 나뭇잎 사이를 지나며 시원한 소리를 낸다.

 “푸드드” 조곤조곤 난 오솔길을 따라 가다 보면 백로들이 사람이 오는 줄 기가막히게 알고는 피해 날아오른다.

 “자 이곳이 바로 우포늪입니다” 밀짚모자를 쓴 생태해설사의 얼굴이 환하다.

 19일 장록습지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광주습지생물다양성 세미나에 참여한 광주시민 20여 명이 답사 및 실천활동 일환으로 우포늪을 방문했다.

 우포늪은 1999년 습지보호지역 지정 후 꾸준히 관리돼오면서 천연 늪속에 희귀동식물들을 품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습지다.

 광주는 광산구 장록습지의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앞둔 상황이어서, 일찌감치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는 우포늪의 사례가 좋은 벤치마킹 사례로 꼽힌 것.

 답사팀은 아침 일찍 광주시청 앞에 모여 관광버스를 타고 우포늪으로 향했다. 광주에서 창녕까진 두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다.

 일행은 맨 먼저 우포늪생태관으로 향했다. 우포늪을 처음 찾는 방문객이 우포늪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어떤 동식물이 서식하는지, 생태적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우포늪의 시작은 생태관

 생태관에 도착했더니 먼저 온 4~5팀이 답사를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답사나온 청소년들이었다. 이들 옆엔 팀팀마다 생태해설사가 함께하고 있었다.

 광주 답사팀에겐 우포늪생태관 윤성아 생태해설사가 우포늪에 관한 소개를 시작했다.

 우포늪은 낙동강 지류인 토평천 상류에 위치한 국내 최대의 2.31㎢ 자연내륙습지다. 가장 큰 우포늪이 그 명칭을 가져갔지만, 실은 우포늪과 목포늪, 쪽지벌, 사지포 등 인근의 습지를 모두 총칭한다.

 창녕군은 올해 6월부터 군 상징인 군조를 따오기로 바꾸고, 군화는 가시연꽃으로 바꿨다.

 맞다. 여기서 가장 유명한 동물은, 단연 따오기다. 입구부터 따오기 사진과 그림, 캐릭터를 지나쳐온 일행이다. 1979년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따오기가 우포늪에서 복원되고 있다고 하니, 안 보고 그냥 갈 순 없다. “따옥 따옥 따옥새야” 그 따오기를 직접 만날 수 있다.

 멸종위기 ‘가시연꽃’이 수면을 뒤덮은 장관은 우포늪의 상징과 같다. 연잎 최대 지름이 1미터가 넘게 커 늪에 초록빛깔 융단을 깔고, 전체에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꽃대가 올라와 영롱한 보랏빛 꽃을 틔운다.

 윤 해설사는 우포늪의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예전엔 늪이 더 넓었다는 것이다. 전국토가 그랬던 것처럼,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 제방을 쌓고 농경지를 넓힌 건 우포늪도 마찬가지였다. 늪 동쪽엔 그래서 농경지가 그대로 남아있다.

 예전엔 수로를 뚫어 경작지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도 많았는데, 습지보호지역 등으로 지정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지킬 수 있었다고 했다.

 “예전엔 창녕 군민들도 우포에 마을이 있고 사람이 사는 줄도 잘 몰랐어요. 하지만 지금은 군에서 가장 중요한 곳에서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죠. 함께 환경을 지켜가면서 인근 주민들 위상도 바뀐 거에요”

 우포늪은 이제 연간 7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그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을 것. 그 뒤엔 30년 전에 이 곳에 아예 이사를 와 지금까지 환경운동을 하며 우포늪을 이끌고 있는 이인식 우포자연학교장이 있었다. 다음 코스는 이인식 교장이 직접 생태해설사로 광주 답사팀을 이끌었다.

 우포늪 주변으로 생태탐방로가 빙 둘러져있다. ‘우포늪 생명길’이라는 둘레길이다. 다음 코스는 트래킹이다. 여러 코스가 준비돼있지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건 3시간짜리 코스다. 이렇게 늪을 한바퀴 빙 돌면 다양한 우포늪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트래킹 천국, 우포늪 생명길

 출발. 곧바로 다채로운 길의 향연이 펼쳐진다. 폭신한 우레탄트랙같은 건 여기 없다. 반면 흙길, 숲길, 데크, 출렁다리, 징검다리를 지나게 되고, 갈대밭 사이를 헤쳐나가기도 한다. 주의! 흙길엔 곤충들이 많으니 항상 발밑을 조심해야 한다.

 늪과 함께 살아온 주민들의 눈과 생태적 관점을 가진 이들이 만들어낸 우포늪의 이야기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새생명을 불어넣는다.

 조그마한 입구를 통과하면 나타나는 숲으로 둘러쌓인 비밀의 연못으로 들어가본다. 비밀의 연못에 모여 중요한 일을 논의했다는 유럽의 어느 전설을 떠올려 보는 거다.

 야생동물의 흔적을 찾아 ‘야생동물길’을 쫓아가보기도 한다. “이 멧돼지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갔을까? 왜, 이곳을 지났을까?”

 곳곳에 마련된 전망공간에서 사진기를 꺼내 추억을 남겨보는가 하면, 번개맞은 나무는 단체사진 명소가 되기도 한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늪에서 백로와 왜가리가 뷔페처럼 배를 채우고 너구리와 고라니가 뛰노는 모습도 지켜본다. 오디 등 지천에 널린 과일들은 훌륭한 간식이 된다.

 “오오오” 운좋게 비행하는 따오기의 자태를 목격한 탐방팀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어떤 시인은 날개 밑에 노오란 속살을 숨긴 따오기가 비행할 때의 모습을 ‘노을’이라고 표현했단다.

 우포늪에는 따오기복원센터가 있어, 방사해놓은 따오기를 멀리서 지켜볼 수 있다. 따오기는 1979년 DMZ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멸종됐다.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이 들어와 우포늪에서 번식했고, 현재는 그 수가 300마리가 넘었다. 이 중 40여 마리가 복원센터 앞에 방사돼있어 멀리서나마 따오기의 모습을 목도할 수 있는 것이다.
우포늪 생태관 윤성아 생태해설사가 따오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생의 조건, 주민들 먹고살아야”

 한바퀴 돌고 내려오면, 한쪽엔 유스호스텔과 함께 생태체험관이 나온다. 보호지역에는 체험시설을 최소화하고, 체험관을 별도로 만들어 주제공원을 조성해놓은 것. 이곳에선 전망대에 올라 우포늪을 조망해볼 수도 있고 쪽배, 미꾸라지, 곤충, 고동, 고기잡기 등을 체험하거나 수생식물 군락지, 화원, 텃밭, 잔디마당 등을 거닐거나 이용할 수 있다.

 탐방팀은 그렇게 우포늪 트래킹을 마쳤다. 탐방 참가자들은 생태관부터 시작해 잘 조성된 생태길을 걷고, 체험장까지 돌면서 “장록습지의 미래를 봤다”고 했다.

 주민들이 생태관을 운영하고, 해설사와 생태감시원이 되고, 마을펜션을 운영하며 마을 콘텐츠를 연구하고 프로그램을 짜는 것.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환경생태를 이용하며 사람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인식 교장은 “주민들이 먹고 살아야 한다. 외지 자본이 마을에 들어오면 주민들이 죽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렇게 지켜내고, 공모를 통해 주민들이 할 일을 찾아가면서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황룡강생태환경문화지킴이 김홍숙 사무국장은 탐방을 마치면서 “부럽다는 생각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동시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주민들이 합심해 중요한 생태자원을 지켜냈다는 데 감동했다”며 “하지만 황룡강에는 우포늪보다 더 멋진 풍경과 생태자원이 있다. 이제는 장록습지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도심 속 모델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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