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광주시청 앞서 기자회견
“우회도로 약속 지켜라” 규탄행동

▲ 북부순환도로 한새봉 관통 반대 대책위원회는 16일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시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광주 북구 일곡동 주민들이 한새봉을 관통하는 터널을 포함한 북부순환도로 건설 계획과 관련, “우회도로 약속 지켜라”고 반발하며 규탄행동에 돌입했다.

북부순환도로 한새봉 관통 반대 대책위원회는 16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새봉을 관통하는 북부순환도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수막에는 “광주시는 북부순환도로 우회노선 약속을 지켜라”고 썼다.

기자회견엔 일곡동 주민과 환경단체 회원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손에는 “한새봉 관통반대”, “숲 등굣길을 뺏지 말라”, “우회도로 약속 지켜라”, “오락가락 행정 멈춰라” 등의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2013년 주민설명회를 통해 우회도로를 통해 한새봉 관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지난달 한새봉 관통 터널을 제시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며 “이는 광주시의 약속을 믿고 기다려온 주민들을 농락하는 행위이며, 주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광주시는 단 한번도 주민에게 계획 변경에 대한 설명을 하거나 의견수렴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우회도로 노선에 대해 어떤 논의가 어떠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는지, 그리고 내용은 무엇인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시 2013년 우회도로 약속…왜 안지키나”

기자회견에 참석한 씨튼수녀원의 수녀들.

이어 “한새봉을 포함한 일곡공원은 공원일몰제로 민간개발특례사업 대상지로 지정돼 아파트가 건설되는 등 도시의 숲이 도로와 아파트로 변해가고 있다”며 “2027년까지 30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 등 ‘시원하고 푸른 광주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광주시가 한새봉 훼손이 불보듯 뻔한 도로를 강행하려는 것은 일관성 없는 행정의 표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시는 한새봉을 훼손하고 도로를 개설하는 것이 진정으로 광주시민의 삶의 질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숙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새봉두레 이성진 상임대표는 “주민들 애로사항도 모르고, 자연도 무시하고, 행정우선주의로 도로를 뚫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사무처장은 “무등산에서 군왕봉, 한새봉을 지나 매곡산으로 이어지는 광주의 북부 큰 생태축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새봉은 터널 공사와 도로 공사로 인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광주의 미래를 위해 도로를 놓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인지, 아니면 숲과 녹지를 지켜 건강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인지 광주시가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곡동 주민들이 광주시의 우회도로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씨튼어린이집 학부모 손현승 씨는 “공사를 진행하게 되면 4년여 간의 긴 기간 동안 80명 가까운 어린이와 선생님들, 수녀원의 수녀님들이 유해한 환경에 노출될 것”이라며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면서까지 이 공사가 진행돼야 하느냐”고 우려했다.

▲“계획 변경 설명도 없어…논의 절차 공개하라”

정의당 광주시당 이승남 북구위원장은 “광주시는 이미 우회도로를 약속했던 행정의 원칙을 지켜달라”며 “예전엔 속도가 중요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 이제는 오히려 ‘조금만 돌아갑시다’, ‘마을공동체를 지켜줍시다’고 행정이 먼저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항의문을 시장실에 전달했다.

한편 북부순환도로 한새봉 관통 반대 대책위원회에는 한새봉두레, 한새봉숲사랑이, 씨튼어린이집, 씨튼수녀원, 숲해설가협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녹색연합,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한살림,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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