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교 교수.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말까지 우리나라에서 누적 집계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와 이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인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감염인)의 수는 1만502명이다.

 이 수치는 신고된 감염인과 환자의 누적 숫자에서 사망자 수를 뺀 것이므로 사망자를 포함하면 이보다 많다. 1만502명은 ‘신고된 감염인과 환자’이므로 감염되었지만 신고되지 않은 수를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즈 환자와 HIV감염인의 차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후 치료하지 않으면 후천성면역결핍증인 에이즈(AIDS)가 된다. 에이즈환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HIV에 감염되지 않아야 한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은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유사한 바이러스가 영장류에서 발견되고 있다. 즉, 바이러스를 가진 원숭이에게 물렸을 때 침을 통해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가고,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뤄지는 체액(정액, 혈액, 질분비물, 모유, 타액) 교환을 통해 후천성 면역 결핍증인 에이즈가 전파되었다고 한다.

 에이즈와 HIV 감염인은 어떻게 다른가? HIV가 몸 안에 들어와 있지만 일정한 면역 수치를 유지하면서 몸에 뚜렷한 증상이 없는 사람이 감염인이다. HIV에 걸린 후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체계가 파괴되어 면역세포 수가 일정 이하가 됐거나 특정한 질병 또는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 에이즈 환자라 한다.

 

 ▶에이즈와 HIV 감염인은 증가한다?

 대한민국에서 HIV 감염인이 처음 발견되는 것은 1985년이었다. 이후 새로 감염인과 환자로 등록된 사람은 1990년대에는 매년 100명 수준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매년 1000명 안팎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5년에 새로 등록된 환자와 감염인은 모두 1152명으로, 2014년 신규 1191명보다 3.3% 줄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24.1%, 40대 18.8%로 성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연령이다. 누적 환자와 감염인은 40대가 27.9%로 가장 많았다. 감염 경로는 모두 성 접촉에 의한 감염이었다. 수혈이나 혈액제재에 의한 감염도 일어날 수 있지만, 채혈할 때 검사를 철저히 하기에 2006년 이후 수혈로 인한 HIV 감염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에이즈환자의 자녀가 환자가 되는 모자간 수직감염도 아프리카 등에서는 흔한 사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없고 감염은 대부분 성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매년 에이즈 환자와 HIV 감염인이 1000명 가량 늘어나는데도 2015년에야 총수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에이즈 환자들의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에이즈 환자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감염인의 수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성병을 막는 것이 에이즈 예방법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는 혈액, 정액, 질분비물, 모유 등 타액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에이즈 환자와 HIV 감염인은 100% 성생활을 통해 감염되었다.

 에이즈는 성병의 일종인데, 이미 다른 성병을 가진 사람이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에도 감염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다양한 성병을 예방하기 위한 모든 조치는 결국 에이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성병은 한 사람과 성생활을 지속적으로 할 때보다 다수의 사람과 성생활을 할 때 감염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특정 파트너와 안정된 성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예방법이다. 그렇지 않는 경우에는 성생활을 할 때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여 정액이나 질분비물 등을 직접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에이즈와 HIV 감염경로를 보면, 감염인과 성생활을 한 경우와 함께 바이러스에 감염된 주사바늘을 여러 번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주사바늘을 사용할 때 극히 위험하다.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낮을 때 침투하기 쉬운데, 감염된 혈액이 묻은 주사바늘은 치명적인 전염도구이다. 의료종사자 중에서 감염된 주사바늘에 찔려 감염될 확률도 있지만, 최근에는 철저히 주의하기에 발생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결국 에이즈와 HIV 감염은 성병이므로 안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이 이를 막는 지름길이다. 문란한 성생활을 자제하고, 잘 모르는 사람과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 에이즈 초기 증상

 일년에 1000명 이상씩 늘어나는 에이즈와 HIV 감염의 초기 증상은 어떤가? 첫 증상은 감염된 후 6주 이내에 나타나며 독감과 비슷하다. 즉, 림프절종창(림프관염)이 나타나고, 열이 나며, 피로감과 함께 근육에 통증을 느낀다. 피부에 발진이 일어나고 인후통(침이나 음식을 삼킬 때 목에 통증)이 생긴다. 이런 증상들은 보통 몇 주 안에 사라지기에 많은 환자들이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생활한다.

 감염기간이 길어지면 림프절 종창이 잘 낫지 않고 지속되며, 아구창같은 구내 감염에 걸린다. 잇몸질환이 생기며, 단순포진 감염과 입속의 궤양이 잘 낫지 않는다. 외음부에 광범위하게 사마귀가 생기고, 가렵고 비듬이 생기는 피부 병변이 나타나며 체중이 갑자기 감소한다. 감염되고 나서 짧게는 1년 안에 길게는 14년 후에 에이즈로 발병한다. 환자들은 감염된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에이즈로 암이 발생한 후에 감염 사실을 알게 된다.

 

 ▶조기에 검사하여 치료대책을 세워야

 위험한 행위를 한 후에 에이즈 감염이 의심되거나 걱정되면 에이즈 항체 검사로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12주 이후 검사가 가장 정확한데, 비뇨기과에서 오라퀵이나 키트검사를 실시하여 10분 이내에 음성(한 줄)인지 양성(두 줄)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의심이 되는 사람은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감염여부는 본인에게만 알려준다.

 국가는 에이즈 감염자를 보건소에서 관리한다. 감염자는 3개월 간격으로 주소지 보건소에서 상담을 하고 6개월 간격으로 면역검사를 한다. 면역기능이 저하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는 발병 억제제를 투약할 수 있다. 생활이 어려운 감염인은 의료급여수급자로 등록하여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생계급여를 받을 수도 있다. 에이즈 환자의 치료비와 간병비는 전액 세금으로 처리된다.

 에이즈는 백신이 없어 예방이 안 되고 치료제도 없다. 다만 약을 먹으면 바이러스 증식을 막으니 바이러스를 지닌 채 사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는 알약 값이 한 달에 600만 원 가량 된다. 추가되는 검사비와 다른 약까지 하면 큰 돈이 든다. 에이즈가 늘수록 환자의 삶의 질은 떨어지고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기에 가장 좋은 대책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성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한사람의 파트너와 안전하고 규칙적인 성생활이다.

 질병관리본부 http://www.cdc.go.kr

이용교 ewelfare@hanmail.net

<광주대학교 교수·복지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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