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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교 복지상식]청소년이 만든 청소년정책
이용교 ewelfare@hanmail.net
기사 게재일 : 2019-12-11 06:05:01

 여성이 중심이 되어 여성정책을 만들고 장애인의 관점에서 장애인정책을 만들듯이 청소년이 중심이 되어 청소년정책을 만들 수 있다. 2005년부터 매년 ‘청소년특별회의’는 청소년이 바라는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정부에 제안하였다. 최근 청소년특별회의는 28개 청소년정책을 정부에 제안하였다.
 
▶청소년특별회의는 이렇게 이루어졌다

 ‘2019년 청소년특별회의’는 9월 23일에 출범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이 회의는 정부혁신 사업의 하나로 2005년부터 매년 구성·운영하며, 청소년의 입장에서 국가 청소년정책을 점검하고 제안한다.

 출범식은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 개막식과 연계하여 열렸다. 박람회의 주제는 ‘2019 다시 청소년이다’이었다. 청소년특별회의 위원은 17개 시·도를 대표하는 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과 중앙에서 선발한 위촉직 청소년을 포함하여 총 450여 명으로 구성된다.

 청소년특별회의를 대표하는 의장단(의장 1명, 부의장 2명)은 위원들이 온라인 투표로 선출했다. 선출방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활용하여, 후보자 등록부터 유세 활동, 투표까지 청소년의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금년 의장단 중 일부는 공공기관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회의 ‘청소년 이사’로 선임되었다.
 
▶청소년이 제안한 청소년정책이 시행된다

 청소년특별회의는 2005년 이래 15년간 총 520개의 정책과제를 제안했으며, 이 중 461개가 수용(88.7%)돼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을 보면, 2011년에 아동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청소년도 열람할 수 있도록 제안해 법률 개정으로 이어졌고, 2014년에 ‘안전’ 관련 제안 활동으로 ‘청소년활동안전센터’가 다음 해에 설치되었다.

 청소년이 제안한 청소년정책이 다수 추진되는 이유는 제안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청소년특별회의는 시·도별로 위원들이 정책의제를 개발하고, ‘의제연구워크숍’을 통해 선별한다. 이 워크숍에는 의장단, 지역회의별 의제연구팀과 담당자, 전문가 자문단, 서포터즈 등도 참여하여 지혜를 모은다. 각 지역회의에서 발굴·제안한 정책과제를 공유하고 과제를 분야별로 분류하고 체계화시킨다. 논의된 정책과제는 본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고, 해당 부처의 검토를 거쳐 연말 결과보고회에서 발표된다.

 2018년에는 ‘참여하는 청소년, 변화의 울림이 되다’라는 슬로건으로 청소년‘참여’에 강조점을 두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도 사회문제나 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는가?”란 질문에 약 90%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다수 청소년이 온·오프라인에서 공직선거권 연령을 18세로 낮추자고 운동하였고, 이 법이 개정되면 2020년 총선에서 18세도 투표할 수 있다.
 
▶28개 정책이 제안되고, 25개가 수용되었다

 청소년특별회의는 12월6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2019년 청소년특별회의 결과보고회’를 가졌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몸짓은 작지만, 그 날갯짓의 끝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활동이라고 믿고 있다”고 하며, 청소년이 젊은 시민으로 성장한다고 격려했다.

 청소년특별회의는 경제활동, 안전, 양성평등, 청소년 인권, 학교밖청소년 등 5가지 영역에 대한 총 27개의 정책과제와 여성가족부 명칭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내용의 특별과제 1건을 포함하여 총 28개의 정책과제를 발굴하였다.

 과제 중에는 ‘학교 내 양성평등 교육 의무시행’, ‘표준국어사전에 기재된 성차별적 단어 개선’, ‘청소년 모범고용 업체에 명패 부착’ 등이 포함되었다. 경기도 등 일부 지역에서 시행해온 ‘학교밖 청소년 무상급식 지원제도 전국 확대’, ‘학교밖 청소년 입시상담 운영제도 전문화와 체계화’, ‘학교밖 청소년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한 용어 개선’ 등도 있었다. 청소년특별회의 본회의를 통해 최종 확정된 정책과제들은 여성가족부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 10개 관련 부처의 검토를 거친 결과, 이 중 25개의 정책과제가 수용(89%)돼 정책으로 이행될 예정이다.
 
▶우수사례를 시상하고 사례를 발표했다

 결과보고회에서 청소년특별회의를 구성하는 지역 단위 청소년참여위원회의 우수사례에 대해 시상하고 사례도 발표했다. 올해 최우수상은 세종특별자치시이고, 우수상은 강원도와 충남 천안시이며, 장려상은 서울특별시 동작구와 부산광역시 사하구이었다.

 우수사례는 ‘정책제안’과 ‘활동운영’ 분야로 선정하였다. ‘최우수’ 사례로 선정된 세종특별자치시는 청소년들이 발굴한 정책제안과제에 대한 시(市)의 수용 여부 등을 검토한 내용을 시청 관련 부서장이 직접 발표하여 주목을 끌었다.

 ‘활동 운영’ 분야의 장려상을 받은 부산 사하구는 청소년이 기획하고 지역 내 청소년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구청장과 함께하는 이야기공연(토크콘서트)’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였다.
 
▶참여예산위원에 연령차별을 폐지했다

 강원도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주민참여예산위원은 만 20세 이상 성인만 가능하도록 한 규정”에 문제를 제기하여 도교육청이 수용했다. 참여위원회는 “나이에 의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정책을 도교육청에 전달했고, 교육청이 이를 수용했다. 연령 제한을 폐지하여 청소년도 주민참여예산위원이 될 수 있고, 교육청 예산 편성과 집행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취지가 초·중·고 학교운영위원회에도 반영되길 기대한다. 학교운영위원회에는 교직원, 학부모, 지역인사 등만 참여하고, 학생대표는 참여하지 않는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다루는 사안은 학생의 교육과 복지에 관한 것이 다수이므로 학생대표가 위원회에 참여하여 의견을 내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밖청소년도 급식을 먹을 수 있을까?

 중·고등학교로 확대되고 있는 무상급식, 그런데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이 무려 27만 명이다. 이들도 무상급식을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제기한 청소년도 있었다.

 경북청소년참여위원회 허은혜 위원은 “학교밖 청소년에게 필요한 정책으로 무상급식”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학교밖청소년은 학생과 달리 각지에 흩어져 있기에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에게라도 실시하고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면 좋겠다.
 
▶여성가족부를 여성청소년가족부로 바꾸자

 청소년특별회의는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정책의 주무 부처이기에 ‘청소년’을 포함시켜 여성청소년가족부로 하자고 제안했다. 청소년정책의 주무 부처 명칭에 체육청소년부, 청소년보호위원회, 국가청소년위원회 등 ‘청소년’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청소년정책의 중요성을 표현하기 위해 여성청소년가족부로 하자는 제안은 의미가 크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많은 청소년이 사회적 쟁점에 대한 의견과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온라인 기반의 ‘청소년참여포탈’을 상시 운영하고, 청소년 참여기구 활동을 하지 않는 청소년도 발언할 수 있도록 2020년 4월과 5월에 두 차례 대규모 원탁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청소년이 참여를 통해 행복한 세상을 열어갈 수 있다.
참고=청소년참여포탈 www.youth.go.kr/ywith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welf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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