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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교 복지상식]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자
이용교 ewelfare@hanmail.net
기사 게재일 : 2019-12-18 06:05:02

 문재인 정부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지향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복지를 확충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복지정책은 만 7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30만 원까지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시·군·구 보건소는 치매 노인에 대한 검사비와 약값을 지원하고, 환자와 가족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주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실시한다. 모든 병원에서 특진을 없애고, 15세 이하 아동 병원입원비의 본인부담금을 5%로 낮추는 등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중 상당수는 빈곤, 질병, 실업, 주거불안, 돌봄의 취약성 등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초저출생은 지구촌 모든 국가 중 가장 심각하고, 사회적 안전망이 허술한 개인과 가족은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지금 여기에서 복지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초저출생은 지속되고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된다

 모든 복지는 사람의 생노병사와 관련된다. 한 사회의 복지정책은 경제적 토대에서 다양한 세력간 역학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사회의 바탕에는 사람이 있는데, 사람은 구성원이고, 생산력이며, 소비자란 다양한 측면이 있다.

 대한민국은 인구구조와 기능의 변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19년 합계출산율은 0.88명으로 2018년의 0.98명보다 0.1명이 줄었다. 한 사회가 지속 가능하려면 2.1명은 되어야 하는데, 그 반토막도 되지 않는다.

 합계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젊은이가 결혼을 미루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 낳기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교육을 받았지만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차별을 받고, 특히 직장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 여성이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사회구조 때문이다.새도 둥지가 있어야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울 수 있는데, 젊은이들은 다수가 원룸에서 외롭게 살고 있다. 사회는 ‘모둠살이’가 기본인데, 오늘날 ‘1인 가구’가 큰 흐름을 형성하여 재생산이 어렵다.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한 나라가 되려면 모든 청년이 결혼하면 적절한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국가는 행복주택을 짓는데, 충남은 ‘더 행복한 충남형 행복주택’을 짓고 있다. 충남형 행복주택은 신혼부부에게 우선 입주할 기회를 주고, 자녀를 한 명 낳으면 월임대료를 반값으로 하고, 둘을 낳으면 무료로 한다. 10년 동안 임대료 반값 혹은 무료로 사는 더 행복한 행복주택은 다른 자치단체도 도입해봄직하다. 임대료를 받지 않아도 행복주택의 자산 가치는 오르기에 건물주는 이득이 되는 사업이다.
 
▶낮은 성장, 고용위기는 커질 것이다

 자본주의의 원리는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처음에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늘리고, 점차 자산(예금, 주식, 부동산, 지적재산 등)을 늘려 돈이 돈을 벌게 해야 한다.

 초저출생과 고령화로 새로 태어나는 사람보다 노인이 되는 사람이 많기에 성장 동력은 약해진다. 일하는 사람을 늘리는 방법은 입직자를 늘리고, 퇴직자를 점진적으로 줄이면 된다. 60세 전후가 정년인데, 최근 3년에 한 살씩 평균수명이 늘었기에 정년을 3년에 한 살씩 늦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다른 나라보다 늦은 입직 연령을 조금 앞당기기 위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유치원 취학률이 매우 높기에 초등교육을 1년 줄이고, 중학교와 고등학교교육을 통합하여 6년에서 5년으로 단축시킬 것을 제안한다. 군 의무복무기간을 12개월로 단축시키고, 직업군인을 점차 늘려 전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 정도 빨리 일할 수 있고, 전생애에서 일하는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노동의 질을 혁신해야 한다

 복지의 미래를 설계할 때 중요한 것은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다. 한국은 선진국에 비교하여 노동시간은 길고 노동생산성은 낮은데, 노동시간을 점차 줄이고 노동생산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절차와 행정업무를 크게 줄여야 한다. 각 분야에서 불필요하게 많은 서류를 요구하고, 그 서류를 준비하고 검토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많아 생산성이 낮다. 예컨대, 학교에서 학생이 시험을 볼 때 시험지로 보면 채점하고 입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적지 않다. PC나 아이패드를 통해 직접 작성하면, 객관식의 경우 시험 제출과 동시에 바로 채점할 수 있다. 이미 운전면허 필기시험은 그렇게 하고 있다.

 회계 투명성이 낮고 신뢰할 수 없으니 증거자료를 많이 요구하여 행정업무가 늘어난다. 공금을 집행할 때에는 지정된 신용카드로만 쓰도록 하고 기타 증빙서류를 과감히 없애야 한다. 언제든지 신용카드 내역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증빙서류가 거의 필요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 부정행위를 하면 그것의 10배 이상 불이익을 주어 정직하게 일하는 것이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서류를 줄이고 노동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사회보험의 보장성을 확충한다

 복지의 미래는 초저출생과 초고령사회가 동시에 진행되기에 모든 사람이 스스로 노후를 대비하고, 건강관리를 하며, 평생학습을 통해,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럽 복지국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자와 중산층이 협력하여 노령, 질병, 실업, 산업재해 등 사회적 위기에 대한 사회보장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성인 남자가 주된 소득자이고 여성은 자녀를 키우면서 보조적 역할을 담당했다. 아동, 노인, 장애인 등을 주로 가족이 돌보고, 지역사회와 국가도 일부 지원했다.

 그런데, 2020년 대한민국은 부부가 맞벌이로 일하지 않으면 안정된 생활을 하기 어렵고, 비혼과 만혼이 늘고, 결혼 후 이혼과 별거도 많아서 돌봄을 가정에서 하기는 어렵다. 대다수 영유아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돌봄을 받고 있다. 초등학생도 방과후교실, 지역아동센터, 다함께 돌봄센터에서 돌봄을 받거나 학원을 몇 개씩 다니고 있다. 사회적 돌봄이 불가피하다.

 늘어나는 노후의 소득보장을 위해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을 확대시키고, 건강관리를 통해 의료비용을 낮추어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국가와 사회가 복지정책을 실시해야 하지만, 개인과 가족도 대책을 체계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예컨대, 18세 이상 국민은 하루라도 빨리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하루라도 길게 가입하며, 한 푼이라도 많이 넣어 노령연금을 늘려야 한다. 기존 복지제도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개인과 가족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비용을 줄이는 생활양식을 습득해야 한다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사회 양극화는 심화되어 비용을 줄이는 생활양식을 습득해야 한다. 노동력을 팔아 살기 어렵다면 스스로 노동력을 활용하여 살 수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것이 화폐로 거래될 수 있지만, 노동력의 질이 떨어지면 판매되지 않을 수 있다. 음식을 식당에서 먹으면 돈이 들지만, 텃밭 가꾸기로 재료를 구해 요리해서 먹으면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

 늘어나는 여가 시간을 상업적 시설이나 설비로 활용하면 돈이 들지만, 봉사활동 등 사회활동으로 즐거움을 누리고, 공원을 산책하면서 여유를 만끽하는 방식으로 살 수도 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공적인 대책과 함께 개인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다.

 젊은 시절에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늘려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늙고 병들면 소득을 늘리기보다 지출을 줄여 끈질기게 사는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초고령화로 굵고 짧게 살기는 어렵기에 가늘고 길게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광주드림’ 독자 여러분, 다사다난한 2019년을 잘 보내고 2020년을 희망차게 맞이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한국보건사회연구원 https://www.kihasa.re.kr

이용교<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welf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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