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노(친노무현) 진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사인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의 달라진 행보가 눈에 띄면서 야권 내 '문재인 대망론'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 이사장은 2005년 2월 청와대를 나온 뒤 야권 내에서 '수녀님'이라고 불릴 만큼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둬 왔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에도 절제되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고 지난 6·2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됐을 때에도 "현실 정치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 4·27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문 이사장의 정치적 행보가 부쩍 활발해졌다. 문 이사장은 난항을 겪었던 경남 김해을 야권연대 과정에 '협상 중재자'로 나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 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수녀님이 속세에 나오신 셈'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의혹을 제기했던 조현오 경찰청장의 소환조사를 촉구하는 릴레이시위에 돌입하는가 하면 외부단체 강연 등 다양한 형태로 대외활동을 벌이면서 활동 보폭을 넓혔다.
이와 동시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4·27 재보궐선거 김해을 패배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급상승, 야권 대선 주자로 자리잡게 됐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5%를 넘어 여야 대권주자 가운데 4위를 기록했다. 리서치뷰가 조사한 야권의 대선주자 호감도에서도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 이어 문 이사장이 2위를 차지, 유시민 대표를 앞질렀다.
한편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문 이사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응해 왔다. 그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의에 "개인의 정치적 역할에 대해서는 대답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3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제가 혹시 도움이 된다면 피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자신의 대망론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기도 했다.
하지만 문 이사장이 "야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당끼리 만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시민사회가 중재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에는 참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 볼 때 그가 직접 대선에 나서지 않더라도 내년 총·대선에서 야권연대 중재자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4·27 재보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강하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의 중재자로 나선 점 등으로 봤을 때도 대선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또 경남 거제 출신인 문 이사장이 영남에 탄탄한 기반이 있다는 점 등을 바탕으로 볼 때 총·대선에서 야권과 영남권의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 역시 점쳐진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가 지나고 '하나로 단합하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遺志)가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내년 총·대선에서의 문 이사장의 행보 역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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