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참여 저조…최종선택은 회사 임원진 몫

 MBC TV 아나운서 공개채용 프로그램 `신입사원’이 아나운서 3명을 채용했다.
 김대호(28)·김초롱(27)·오승훈(30)이 1836 대 1의 경쟁을 뚫고 26일 MBC 아나운서국 신입사원이 됐다. 7월1일부터 수습사원으로 근무한다.
 김대호는 홍익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이며, 김초롱은 이화여대 환경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삼척MBC에서 아나운서로 일했다. 오승훈은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MBC 창사 50주년으로 특별 기획된 `신입사원’은 학력·나이 등의 제한을 철폐하는 공정경쟁으로 기대를 모았다. 국민이 원하는 아나운서를 뽑는다는 취지 아래 시청자 문자 투표도 마련하는 등 대중과 교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더 이상 `국민’을 들먹일 수 없게 됐다. 문자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는 첫주 10만명, 시청률은 4~5%대에 그쳤다. 문자 투표 횟수도 후반부 3차례 정도였고, 최종선택은 MBC 임원진의 몫이었다.
 `신입사원’은 상당부분 MBC 사내 행사였다. MBC 아나운서가 지원자들을 평가하고 멘토를 맡은 탓에MBC 아나운서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뽑는다는 느낌이 컸다. 오디션의 생명인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나운서에 대한 편견을 파괴하겠다는 포부는 실종됐다. 단정하고 정적인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벗겨낼만한 획기적인 미션은 없었다. `아나테이너’ 선발에 치중하는 분위기였다. 1분 스피치, 프로그램 진행 등 무작위 추첨 과제로 재치와 순발력을 평가하는 미션이 대부분이었다. 논리와 상식·지식을 판단할 수 있는 토론의 주제는 가벼웠다.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권위와 공정성도 흔들렸다. 심사평을 편집하는 등 시청자와 소통창구를 스스로 닫았다. 뛰어난 예능감각으로 화제를 몰고 다닌 장성규(29)가 파이널에서 탈락한 것은 의외였다. MBC 중진 아나운서들은 그동안 장성규의 재기와 입담을 칭찬했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장성규를 남겨놓았다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모습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반짝했다. 김대호와 오승훈의 뜨거운 눈물, 자신감을 잃었던 김초롱의 재기는 감동적이었다. 이러한 진심 드라마를 초반부터 전달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그리고, MBC는 김대호 등 3인을 왜 뽑았는지 끝내 말하지 않았다. MBC 아나운서국이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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