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4시께 고양시 일산서구 이마트 탄현점에서 질식사한 노동자 중 한명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일하던 대학 휴학생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시립대 휴학생 황승원(22)씨는 군 복무를 마치고 냉동기수리업체에 일용직으로 취업했다. 2학기 복학을 앞두고 등록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부친의 사업이 망한 뒤 황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한 적도 있다. 중학교 졸업 후 돈을 벌겠다며 고교에 진학하지 않았다. 하지만 냉엄한 사회를 경험한 그는 2년여 만에 책상 앞에 다시 앉았다. 당시 학원은 꿈도 꾸지 못했다.

대학에 다니는 사촌형을 찾아가 모르는 문제를 물으며 좁은 방에서 독학했다. 그는 공부를 다시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대입 검정고시에 이어 서울시립대 경제학부에 합격했다. 2009년 대학 1학년 1학기를 끝내고 입대한 뒤 지난 5월 중순 전역했다. 오는 2학기 복학을 앞둔 상태다.

황씨가 서둘러 군에 입대하게 된 데는 가정형편이 가장 큰 이유였다. 대학 입학 당시 등록금도 은행 대출을 받아 마련했다. 황씨는 전역 이튿날부터 냉동기수리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황씨는 월 150만원이란 보수에 끌려 야간작업이 많은 이 일을 아르바이트로 선택했다. 황씨의 가족은 어머니가 공장이나 식당에서 일을 하며 받는 월 100만원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황씨의 이모부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른들이 안전수칙만 지켰다면 이런 슬픔은 없었을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조카에게 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죄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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