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영산강 수달 만나는 생물이동통로
인공 유지용수·자전거 도로 등 개발로 훼손
“생물다양성 회복 위해 도시공원 해제부터”

▲ 겨울 철새들이 광주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생물다양성 핵심축인 광주천과 함께 더불어 살면 행복할까? 답은 ‘그렇다’이다.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단, 지금 이대로는 불행해진다는 전제에서다.

 광주천은 영산강의 제2지류로서 광주광역시 도심을 통과하는 길이 23㎞의 하천이다. 발원지는 광주광역시 동구 용연동 무등산 용추계곡으로, 동구 학동에서 증심사천이 합류하는데, 발원지인 용연동부터 증심사천 합류점까지는 지방 2급 하천, 합류점부터는 지방 1급 하천으로 구분되어 있다. 특히, 광주천은 무등산국립공원과 영산강을 이어주는 광주광역시의 생물다양성 핵심축의 중요한 거점지역으로서, 무등산국립공원과 영산강의 수달이 서로 만나는 생물이동통로이자 생태축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광주천은 하천습지로서의 생태적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습지생태계의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하천유지용수를 위해 진행 중인 하천공사는 광주천의 지속가능하지 않는 방식이다.

 광주광역시는 하천유지용수 및 하천공사 계획을 수립, 1982년부터 2027년까지 약 50년에 걸친 광주천 하천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천의 하천공사의 총 사업비는 20년간 약 2600억 원이 소요된다. 하천공사는 대부분 광주광역시가 주암댐과 하류에 위치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하루 24만 톤의 물을 끌어와 항상 광주천에 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에너지와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다. 지속가능한 방법으로는 광주천에 물이 자연적으로 흐르게 하는 것밖에 없다. 그러려면 우선 광주천 유역에서 빗물을 땅 속으로 침투시켜 도시개발 전의 물 순환 체계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 자전거도로 신설 공사는 광주천의 생물이동통로를 단절한다.

 광주천 우안의 자전거도로는 이미 서구 동천동 일원에 약 1억6천만 원의 공사비를 들여 길이 680m, 폭 2.4m로 조성되어 있다. 이것은 광주천 고수부지 양쪽을 모두 이용하는 방식으로서, 결과적으로는 불투수포장 비율이 증가하고, 생물이 자유로이 이동하며 서식할 수 있게 하는 생물이동통로를 확보할 수 없게 만든다. 고수부지의 한 쪽은 야생동물들의 이동로 및 피난처 역할이 되어 생태계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광주천 우리꽃 식재사업은 광주천의 도시화지수를 증가시킨다.

 광주천 우리꽃 식재사업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2년 동안 약 1억2000만 원을 들여 원예식물이자 외래식물인 노랑꽃창포를 비롯해 노랑원추리, 산국, 감국 등을 식재하였는데, 이는 귀화율과 도시화지수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광주천의 수변식생이 아닌 이팝나무와 만주고로쇠나무, 고로쇠나무 등 조경수를 식재하여 하천습지가 아닌 도시공원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광주천에 유입된 외래식물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것은 마치 연기를 도로 굴뚝으로 들여보내거나 깨진 달걀을 원래대로 모으는 것처럼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원인의 가장 큰 핵심은 광주천이 공원녹지법에 의해 공원녹지로 지정되어 도시공원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2005년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원녹지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광주천은 영산강과 황룡강 등 하천습지와 함께 공원녹지로 지정되어 도시공원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주제공원의 종류 중 수변공원이 신설되면서, 광주천은 하천습지로서의 기능보다는 도시공원으로서 역할로 바뀌게 되었다.

 광주천의 하천습지가 도시공원 녹지로 지정되어 있는 한 ‘공원녹지법’에 의한 도로와 광장, 화단 등 공원시설이 지속적으로 설치되면서 습지생태계가 훼손될 우려가 점점 높아진다. 또한 광주광역시는 습지를 도시공원으로 지정함으로써 습지의 중요성이나 생태적 기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도시계획시설로 인식하고 개발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보전과 습지생물다양성 보전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광주천의 하천습지는 기후변화 대응과 습지생물 다양성 확보, 도시 열섬현상 완화, 친수 활용 공간 확보 등 습지생태계의 체계적인 보전관리 정책이 필요한 관점에서 반드시 도시공원으로서의 해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일본의 노가와 하천이 생물다양성 증진과 물순환 정책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약 3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광주천도 이러한 정책이 이루어지려면 최소한 3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광주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 여부에 따라서는 더 짧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드디어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시민기자단과 함께 한 습지답사는 2016년 12월 광주천을 마지막으로 대장정을 마쳤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동행해주신 시민기자단의 공병례, 최지율, 김향득, 윤미혜 기자님과 오진희 간사님, 편집의 김미경 선생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매년 광주천에서 겨울나기를 하고 있는 쇠오리와 흰뺨검둥오리, 홍머리오리, 재갈매기 등 겨울철새들에게도 눈물나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오늘날 생물다양성 핵심축인 광주천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일은 자연이나 사람들 모두에게 행복한 길이자 광주의 미래를 견고하게 하는 길이 될 것이다.

글=김영선 대표<생명을노래하는숲기행>

사진=최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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