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돈을 벌고, 이자에 이자가 분다”. 이 두 가지는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리이다. 돈에는 이자가 붙기에 돈을 가진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이자가 늘고 돈을 빌린 사람은 이자부담이 커진다. 같은 원리로 땅이나 건물을 가진 사람은 임대수입이 생기고 이를 빌린 사람은 임차료를 내야 한다.

 따라서 돈, 땅, 건물, 주식과 채권 등 자산을 가진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수입이 커지고, 다른 사람의 자산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은 수입의 일부에서 임차료, 이자 등을 지불한 후에야 자신의 소득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소득이 낮은 사람은 저축을 하기 어렵고, 지출이 더 많아지면 빚으로 살 수 밖에 없다. 빚에는 이자가 늘기에 시간이 갈수록 빚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이러한 사람은 신용이 낮아서 빚을 얻기조차 힘들어진다.

 

 ▶대출이 필요하면, 서민금융상품을

 신용이 낮은 사람은 은행권에서 빚을 내기가 어렵다. 금융기관은 집이나 땅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담보대출이 많고, 신용만으로 대출한 경우에는 액수로 적고 조건도 까다롭다. 전문직으로 안정된 수입이 있는 사람은 신용등급이 좋고, 이들은 주택이나 건물 등을 가지고 있기에 담보대출을 받기도 쉽다. 고소득층이나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사람은 신용등급이 높기에 이자율도 평균보다 낮다.

 그런데, 신용이 낮은 사람은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다. 서민들이 실직으로 생활비가 궁핍한 경우에는 대부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울며 겨자먹기로 연 27.9%의 고금리로 대출받는 경우가 많다. 만약, 300만 원을 빌리면 이자만 연간 83만7000원이고 매월 7만 원 가량을 갚아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이자는 갚을 수 있더라도 원금을 갚기는 쉽지 않다. 한번 대부업체를 이용하면 이자를 갚고 원금까지 갚기는 쉽지 않기에 자신에게 가장 맞는 금융상품을 골라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

 

 ▶창업이나 운영자금은 이자율이 낮다

 자영업자가 창업하거나 운영자금이 필요하면 ‘미소금융’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기존에는 신용등급 7~10등급인 사람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3월부터는 6~10등급으로 늘어난다. 약 355만 명에 달하는 신용등급 6등급자도 창업이나 운영자금을 연 4.5%의 금리로 빌릴 수 있다.

 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은 소득 요건을 연 3000만 원에서 3500만 원 이하로 500만 원 올릴 예정이다. 신용등급 6~10등급은 4000만 원에서 4500만 원으로 인상된다. 추가된 소득구간에 해당되는 약 159만 명이 서민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

 빚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 속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업하기 위해 급히 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쉽게 빌릴 수 있는 대부업체를 이용하기보다는 절차가 조금 까다롭더라도 ‘시민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고금리로 힘들면, 저금리로 갈아 탄다

 대부업체 등에서 돈을 빌려 원리금을 갚기 힘들다면 미소금융·햇살론 등을 활용하여 싼 이자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 월급이 250만 원 정도이고 3개월 재직기간 등 조건을 갖추면 연 7~9%대인 햇살론 등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했다고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민금융상품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텔레비전 광고나 생활정보지를 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금방 대출을 한다”던지, “핸드폰으로 신청하면 본인 확인만으로 바로 입금해주겠다”는 호객행위에 주의해야 한다.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지 몰라도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고금리 채무를 갈아타려면 바꿔드림론(은행)이나 햇살론(저축은행·상호금융), 생계자금을 빌리려면 새희망홀씨(은행)나 햇살론을 이용하면 된다. 서민금융상품의 생계자금 지원액도 늘어난다. 2500만 원이던 새희망홀씨 생계자금은 3000만 원까지, 1500만 원이던 햇살론은 2000만 원으로 한도액이 상향된다. 이러한 방안은 올 6월 이전에 시행될 것이다. 정부는 정책서민자금 공급 규모를 2016년에 5조7000억 원에서 2017년에 7조 원으로 23% 늘렸다.

 

 ▶중신용자라면 ‘사잇돌 대출’을 이용한다

 정부는 중(中) 신용자를 위한 보증부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 대출’의 공급도 늘리기로 했다. 2016년 7월 출시된 은행권 사잇돌 대출은 금리가 연 6~8%이고, 같은 해 9월 선보인 저축은행권 사잇돌 대출은 연 15~18%이다. 연 6~8%나 15~18% 이자율은 매우 높지만, 대부업체에서 27.9%로 대출을 받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자를 반 이상으로 낮출 수도 있다. 사잇돌 대출이 인기를 끌어서 당초 공급목표(각 5000억 원)를 은행은 2분기 중, 저축은행은 3분기 중 채울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추가로 총 1조 원의 보증을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권을 통해 금리가 10% 내외인 사잇돌 대출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상호금융권의 사잇돌의 금리는 은행과 저축은행 금리의 중간 수준이다. 따라서 대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은행권, 상호금융권, 저축은행권 순으로 가장 좋은 조건의 대출상품을 골라보자. 대출이 불가피하다면 이자는 쌀수록 좋다.

 

 ▶대학생이라면, 학자금대출을 이용한다

 대학생이라면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학자금이 부담이 되면 소득에 상관없이 일단은 ‘국가장학금’을 신청한다. 국가장학금은 소득 8분위 이하의 대학생이 신청하면 받을 수 있는데, 신청하지 않아서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연간 수십만명에 이른다. 국가장학금은 글자그대로 장학금이기에 갚은 필요가 없다.

 장학금만으로 학자금을 부담하기 어려우면 학자금대출을 신청한다. 2016년에 학자금대출 이용자는 68만6000명으로 대학생 세 명 중 한 명꼴이었다.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대학생도 약 7만 명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중 저소득가구 대학생을 대상으로 거주지 임차보증금을 최대 2000만 원까지 연 4.5% 이내로 빌려줄 계획이다. 기존에 청년·대학생을 대상으로 지원하던 햇살론 생계자금 대출한도도 8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높인다.

 

 ▶빚은 가급적 빨리 갚아야 한다

 서민층에게 금융지원을 늘리는 것은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이 될 수도 있다. 햇살론과 바꿔드림론은 대위변제율(금융회사가 떼인 돈을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준 비율)이 각각 12%와 28%에 달한다. 정부 주도의 정책성 금융지원을 계속 늘려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61조1423억 원으로 1년 전(239조 2621억 원) 대비 21조8801억 원(9.1%) 증가했다. 최근 경기침체 장기화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채무 부담이 커졌고, 이들이 빚을 갚지 못하면 가계부채가 폭발할 수 있다. 만약, 금융기관이 대출을 규제하면 가장 먼저 서민층이 타격을 받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에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부는 대출을 업종별, 유형별로 구분해 분석한 뒤 은행·비은행을 포괄하는 리스크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개인도 자신의 신용을 적극 관리해야 한다. 빚은 갚을 수 있을 때 지렛대가 되지만 갚지 못하면 족쇄가 된다.

참고=서민금융진흥원 http://www.kinfa.or.kr

이용교 ewelfare@hanmail.net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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