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근무 혹사·괴롭힘 등에 희생
“인식 왜곡·파견형 현장실습 구조 등 문제 집약”

 2017년 2월20일 전국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워크숍 참가자 일동은 “일하는 청소년의 이어지는 자살사건,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렇다.

 “2014년 1월, 진천 A공장에서 명절 수요를 맞추기 위해 초과근무에 혹사당하며 선임 노동자의 폭행에 시달리던 청소년노동자 ㄱ씨가 투신했다. ㄱ씨는 대전지역 특성화고 3학년으로 2013년 11월부터 A공장에서 현장실습 노동자로 일해 왔다.”

 “2016년 5월 B외식업체 요리부서(수프 끓이기가 주 업무)에서 일하던 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ㄴ씨는 군포지역 특성화고를 다니던 2015년 12월부터 B외식업체에서 일했다. ㄴ씨는 현장실습 시기부터 연일 이어지는 장시간 업무와 선임노동자의 괴롭힘에 시달렸다.”

 “2017년 1월, C통신업체 고객서비스센터에서 일하던 전주지역 특성화고 현장실습 노동자 ㄷ씨 자살사건이 발생했고, 연이어 여수지역 일반계고 졸업을 앞둔 청소년 노동자 ㄹ씨가 일하던 D기업 협력업체 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성명서는 청소년 노동의 문제를 “사회 전반적인 열악한 노동 환경과 파견형 현장실습제도의 구조적인 문제, 청소년 노동자에 대한 왜곡된 사회인식이 결합해 나타난 문제”로 집약시켰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새해 들어서부터 초등돌봄노동자·유치원 기간제 노동자들의 해고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임기제교육공무원이라며 영원한 기간제로 묶어두고 고용승계가 아닌 전혀 공개채용방식을 채택하면서 직고용 전환이라는 선의의 노동정책이 왜곡된 형국으로 나가고 있어 해결책이 오리무중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사회 곳곳이 삶과 뗄 수 없이 노동이라는 문제에 맞닿아 있어도 우리는 무심코 지나치거나 그저 하나의 파편처럼 스쳐지나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원인과 해법은 불을 보듯 뻔한데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이렇게 말한다.

 “청소년노동자의 자살사건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학교와 관할 교육청, 고용노동부 및 수사기관의 태도는 원인 파악부터 해결 과정 전반에 걸쳐서 개인의 병증과 나약함을 앞세워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려 했다.” “특성화고등학교 파견형 현장실습의 지속적인 문제를 확인하고 있음에도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확대로 귀결되고 있다. 학교 유형에 관련 없이 청소년노동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일하는 청소년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각 지역에서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이자 대표적인 소수자 집단”인 청소년 노동자와 연대할 것이다.

홍관희<민주노총 법률원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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