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문화 기관들 도슨트 운영 실태
ACC·과학관 하청, 비엔날레 행사때 단기계약
도슨트 처우, 2개월에서 1년까지 비정규직
특수고용 단기계약부터 하청 고용이 일반적

▲ 광주 폴리 투어 중인 도슨트와 참여자들.<사진=광주비엔날레 재단>
 광주광역시 문화기관 중 전시해설가를 고용하고 있는 기관은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비엔날레, 국립광주과학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도슨트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 예술에 대한 전공 지식을 기반으로 설치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정보력 등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ACC의 전시해설 도슨트의 경우, 1년여 이상의 연구와 함께 해설을 위한 스크립트를 직접 구상하며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해설을 나선다. 하지만 광주시립미술관의 ‘직고용’ 사례를 제외한다면, 광주 대표적 문화 기관의 도슨트는 1~2개월 짜리 비정규직에 그치고 있다.

 

시립미술관 공무직 신분 안정적

 반면 광주시립미술관은 도슨트 1명을 직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현재 도슨트 1명이 시에서 직접 고용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도슨트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공무직 신분으로 근무하는 덕분에, 하청업체를 통하거나 봉사직으로 근무하는 것과는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 행사 때 고용하는 도슨트와 광주 폴리 도슨트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엔날레 도슨트’는 행사가 이뤄지는 2개월 간 근무하게 되며, 행사 전시작품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약 3개월 간 교육을 거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작년에 열린 ‘제8기후대’ 주제의 비엔날레에서 근무했던 도슨트는 34명으로, “현대미술 관련 전공자들이나 경력자들이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비엔날레 도슨트로 활동해본 적 있다”는 한 시민은 “문화예술 전공자들이 단기 계약으로 고용되며 급여 역시 봉사직 수준으로 많지 않지만, 비엔날레 측이 비교적 존중해주는 편이었다”고 귀띔했다.

 

폴리 도슨트 회당 3만5000원

 ‘비엔날레 폴리’는 작년 제4기 폴리 도슨트를 선발했으며, 14명이 올 한 해 활동하게 된다. 비엔날레 재단에 따르면 재단에서 주관하는 연 2회의 인턴십을 거치며, 중년층부터 학생층까지 유관 분야 전공자들이 도슨트로 참여하고 있다. 재단 한 관계자는 “대체로 폴리 투어 신청이 들어올 경우 도슨트가 투입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도슨트 활동 한 회당 3만 5000원 수준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어, 봉사직이 아닌 직장을 찾는 청년층은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광주과학관은 ‘과학해설사’ 도슨트 3명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광주과학관에 따르면 “과학관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 중 21명이 과학해설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나, 그 중 상설 전시 설명을 도맡아 근무하는 ‘과학해설사’는 3명”이라며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양성한 과학해설사 수료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인력파견 용역업체를 통해 주 5일 근무, 1년 계약으로 고용돼 있다”며 설명했다.

 

ACC 어린이문화원은 특수고용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는 각 세부 기관별로 근무 형태가 다소 차이가 있다. ACC에서 근무하는 도슨트는 ACC투어도슨트와 전시해설 도슨트로 나뉜다. ACC개관 이래로 봉사직으로 취급돼 전당과 개인 사이 단기 계약을 통한 ‘특수고용’ 형태로 운영돼 왔으나, 올해 2월 ACC투어도슨트 3명, 문화정보원·문화창조원 도슨트 11명이 인력파견 용역업체로 전환됐다. 용역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개관 당시 ACC에서는 문화창조원·문화정보원에서 30여 명의 도슨트가 근무했으나, 올해 용역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15명이 지원했으며, 그중 중 총 11명의 도슨트가 1년 계약·상시근로·주5일제로 근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전 180만 원 가량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어린이문화원에서 근무하는 ‘어린이 체험관 교육 강사’ 13명은 여전히 2~3개월 단위 단기 계약을 반복하는 특수고용직 신세다. ACC에 따르면, “개관 이후 문화사업팀 산하에서 도슨트를 총괄할 당시에 어린이문화원에서 근무하는 전시 해설가를 ‘도슨트’로 명명했지만, 작년 11월 어린이 문화원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어린이 체험관 교육 강사’라는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도슨트로 입사한 근무자들이 자의로 퇴사한 경우를 제외하고 그대로 고용이 승계된 상황. 근무자들은 도슨트로서 전당 내에서 상시 활동하지만,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4대보험·퇴직금 등 보장이 없는데다 매번 재계약이라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도슨트라는 시스템이 익숙지 않은 일반 인력파견업체의 간접 고용이 전시 해설가의 전문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한 문화기관 관계자는 “기관 내에서 근무하는 도슨트들을 모두 직접 고용을 하기에는 예산상 제약이 있어 부득이하게 용역을 통해 단기 계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기관 관계자는 “인력파견업체에서 도슨트를 고용한다 하더라도, 근무자들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한다면 도슨트의 전문성은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유진 기자 seoyj@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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