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고용절벽’을 실감한다. 많은 청년은 일자리를 가져본 적도 없기에 ‘실업’이란 낱말을 쓰기 어렵다. 고용보험법상 실업은 일정기간동안 일하다 그만 두고 ‘구직상태’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7년 3월28일부터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중심이 되고, SK·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청년 고용디딤돌’ 참가자 1800명 모집을 위해 전국 순회 설명회를 한다고 하니 반갑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싶은 청년은 각 지역별로 열리는 설명회에 참석하기 바란다. 설명회는 배재대(3월28일), 울산대(3월30일), 숙명여대(4월4일), 계명대(4월5일), 동신대(4월6일) 등 5개 권역에서 열린다. 청년내일채움공제, 대학창조일자리센터 등 정부지원사업과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참석해 각 기업의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설명을 잘 듣고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에 신청하기 바란다.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직무역량 향상 기회를, 중소·중견기업에겐 인재 확보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준다”며 기업과 청년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청년 고용디딤돌 사업이란

 ‘고용디딤돌’은 청년 구직자(만15~34세)들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직업훈련을 받은 뒤 대기업 협력업체 등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이후 협력업체나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이나 대기업 취업만 바라고 중소기업의 괜찮은 일자리조차 꺼리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직업능력을 키운 후에 ‘인턴’으로 일하고, 본인과 기업이 원하면 정규직으로도 채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용디딤돌에 참여하는 청년에게는 훈련비 전액이 무료이며, 훈련수당으로 월 20만 원이 지원된다. 중소기업 청년인턴으로 참여하고 정규직으로 전환될 경우 2년간 ‘청년내일채움공제’ 적립금 600만 원도 지원된다. 이 프로그램으로 취업한 청년은 청년·기업 적립금으로 각 300만 원을 합해서 2년 뒤 총 1200만 원을 받아갈 수 있다.

 2016년에 SK에서 고용디딤돌 사업에 참여한 한 청년은 2달 동안 주 5일간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교육을 받고 100만 원을 받고, 3달 동안 인턴으로 일하며 400만 원을 받았으며, 인턴을 마친 후에 취업장려금으로 200만 원 등 합계 7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올해는 작년에 비교하여 기간도 길어지고 지원액수도 늘어난 듯하다.

 

 ▶어떤 회사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SK·KT·현대자동차그룹,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한국전력공사는 전국을 순회하며 4월 6일까지 민관합동 청년고용대책 설명회를 하고, 4월부터 청년 1800명을 선발해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SK·KT·현대자동차그룹 등은 청년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들이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한국전력공사 등도 “신의 직장”으로 알려진 곳이니 많은 사람들이 지원할 것이다. 각 회사들은 해당 직장에서 바로 필요한 인재를 뽑고, 기본교육을 시킨 후에 ‘인턴’으로 채용하게 된다.

 SK그룹은 웹·편집디자인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포함한 28개 과정에서 1천명을 뽑고, KT그룹은 ICT엔지니어를 비롯한 4개 과정에서 300명을 뽑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생산·품질관리 과정에서 400명을 모집한다. 방송광고진흥공사는 광고 콘텐츠·기획·카피 등 3개 과정에서 60명을, 전력공사는 송·배전설비를 비롯한 3개 과정에서 110명을 선발한다.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직업훈련을 받은 후에 해당 기업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그동안 고용정책이 직업훈련에 머물거나, 구인구직자를 연계하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면, 고용디딤돌은 맞춤형으로 직업훈련을 한 후에 해당 인재를 바로 그 기업이나 협력업체가 고용하게 하려는데 목적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용디딤돌 교육과정과 이수 후 취업

 청년이 일자리를 선택하면 경력을 쌓는 계기가 되기에 어떤 직종을 선택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지원하는 일이라고 선택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꼭 맞는 일자리인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 2017년 2월부터 한국마사회는 52명의 청년에게 ‘고용디딤돌 재활승마지도’ 과정을 시작하였다. 이 과정을 예시하여 고용디딤돌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마사회 인재교육원은 말조련, 승마지도, 재활승마, 말관리 등 말산업 분야 유망직종 4개 분야에 대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기반의 고용디딤돌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교육기간은 과정별로 3개월에서 7개월이며, 교육비는 국가가 전액 지원한다. 숙식과 소정의 훈련수당도 함께 제공된다. 교육을 수료한 참여자들은 승마장, 말조련업체, 말 목장 등 전국 말산업 사업체에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다.

 그 중 재활승마지도 과정은 실기와 면접 등을 거쳐 최종 선발된 13명의 교육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가자격인 재활승마지도사는 승마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치유할 수 있게 돕는 전문가로 발전 잠재력이 매우 높은 직업군이다. 재활승마지도사 취득 후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승마 교육을 할 수 있다. 한편, 마사회가 2016년에 시행한 고용디딤돌 과정에 46명이 수료하였고, 그중 83%인 38명이 말산업체에 취업했다.

 한국전력공사는 2016년에 300명에게 사무·전기·ICT 분야의 직무교육과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였다. 한 참가자는 대기업 등에 여러 차례 원서를 냈지만 낙방을 하다 한국전력공사의 고용디딤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9주 동안 진행되는 수준 높은 강의와 다양한 지원 혜택 그리고 신뢰성 있는 중소기업과의 매칭 등이 준비된 프로그램에 만족했다. 그는 직무의 전 과정을 총체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NCS를 기반으로 컴퓨터, 캐드, 송전, 배전, 변전 그리고 실무현장까지 견학하며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교육생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지원사업으로 방값과 생활비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고, 관심사와 목표를 가진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에 기뻐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고용디딤돌과 같이 신뢰성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성과 경쟁력을 겸비한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고용디딤돌에 참여하기 전에 유의할 점

 고용디딤돌에 참여하는 청년은 실무능력을 배울 수 있고, 용돈도 벌며, 본인이 원하면 관련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지만, 한 참가자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가 목표인 사람은 한눈 팔지 말고 영어공부와 자격증 시험준비 등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영어시험을 보고, 관련 국가자격증을 우대하는 상황이기에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고용디딤돌에 참여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몰입해야 하기에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또한, 직장을 잡으려면 인터넷으로 채용전형을 보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인적성와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데 두 가지를 병행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대기업 입사시험준비를 한다면 그것에 집중하고, 관련 중소기업에 취업이 목표라면 고용디딤돌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어렵기에 어떤 토끼를 몰 것인지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

참고=직업훈련포털 http://www.hrd.go.kr

이용교 ewelfare@hanmail.net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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