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엄마가 직접 들려주는 마을 이야기
“골목길 벽화 등 마을 모습 알리며 공동체 다져”

▲ 청소년들과 진행한 어룡동 마을 투어. 마을 해설사로 변신한 `동네엄마’들이 용아생가 등 그동안 몰랐던 어룡동의 문화 자산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사진=최지율 씨 제공>
 지난해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한 광산마을학교 ‘꽃보다 어룡’. 이 과정을 통해 마을 주민 30여 명이 해설사로 거듭났다. 이윤자 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외부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해설사와 달리 어룡동 마을해설사들은 주로 마을에 사는 주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설 활동을 하고 있다.

 용아 박용철 생가나 박호동 양씨 삼강문 등 마을 문화재, 골목길의 벽화,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가 이들의 해설거리다.

 이 씨는 “어룡동에 중·고등학교가 많은데 학생들이 어룡동에 살아도 어떤 문화재가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며 “지난해 학생 200명,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해설 활동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함께 활동하는 최지율 씨는 “마을 해설을 통해 아이들이 용아생가 산책코스, 골목길 벽화 돌담길 등 그동안 몰랐던 마을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궁금해하는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저 스쳐 지나갔던 나무에 어느 날 감이 열린 것을 보고 “벌써 감이 익었네”라고 먼저 얘기를 꺼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가 해설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라고 했다.

 “아이들은 한 마디 던지면 질문을 5~6개씩 해요. 용아 선생님이 어떤 책을 냈는지, 몇 살 때 돌아가셨는지. 그 질문에 대답만 해줘도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한 번은 해설이 끝난 다음에 아이들끼리 모여서 퀴즈 내 선물을 주고 받더라구요. 너무 예뻤죠.”

 ‘무장 해제’된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지 않아 수학 문제가 너무 어려워 문제집을 오려서 가지고 다닌다”고 고민을 털어놓고, “선생님한테 야단을 맞았다”고 일러바치(?)는 모습들도 마을 해설을 통해 겪은 변화들이다.

 청소년봉사단 한미현 씨는 “아이들이 내가 사는 주변, 마을을 알아가면서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앞으로 마을에서 주민들이 겪고 들은 이야기들도 우리의 해설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룡동 청소년봉사단은 마을해설사 3명을 비롯한 ‘어룡동 캠프지기(마을 봉사단체)’ 11명, 청소년 30명으로 구성됐다.

 청소년들도 마을 해설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활동 목표 중 하나다. 최 씨는 “아이들이 마을을 궁금해하고, 알게 되고, 또 알리다보면 마을을 좀더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그런 기획을 생각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마을 주민, 마을을 찾는 분들에게 해설을 할 수 있도록 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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