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5·18민주광장서 ‘47주년 지구의날 행사’ 진행
차없는거리 프린지페스티벌 묻혀 “취지 퇴색” 지적도

▲ 22일 5·18민주광장에서 ‘제 47주년 지구의 날 광주행사’가 열렸다.
 지구의날인 22일, 광주에선 5·18민주광장에서 “하나뿐인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념식과 각종 체험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올해도 금남로 차없는 거리는 프린지페스티벌이 점령해, 1년에 한번 뿐인 지구의날 행사와 의미가 묻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30여 광주 환경단체로 구성된 ‘제47주년 지구의날 기념 광주행사위원회’는 이날 광주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지구의날 기념 광주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주관을 맡은 시민생활환경회의는 “환경파괴와 더불어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모든 반환경적 개발정책을 거부하고, 시민들과 함께 대안을 찾고 실현하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광주공동체 실현에 광주시민을 주인공으로 세우는 것”을 행사취지로 삼았다.

 유관기관, 환경단체 회원 50여 명이 참가한 기념식에서는 ‘땀흘리는 지구’ 모형에게 부채질 하기, 땀흘리는 북극곰에게 부채질하기 등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기념식에서 윤장현 광주시장은 “살 수 있는 도시, 살아남을 수 있는 도시, 살 만한 도시,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 수 있는 도시가 돼야”한다며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때만이 좋은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 슬로건은 ‘내가 만드는 초록세상’. 슬로건에 맞게 행사 장소인 5·18민주광장은 시민들이 직접 체험해보거나 함께 한바탕 놀아볼 수 있는 콘텐츠들로 채워졌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자원재활용 등 환경문제에 대한 퀴즈를 풀고 경품을 받아가는 이벤트, 환경에 대한 메시지가 적힌 풍선 터트리기, 재활용 수거함에 쓰레기 던지기, 탈곡 체험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들이 진행돼,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운림동에서 온 초등학생 최민서 양은 한 부스에서 체험을 한 뒤 “비닐류같은 것들을 일반쓰레기에 버렸었는데 여기서 체험해 보고 나서 반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양과 함께 나온 어머니 김윤옥 씨는 “실질적인 생활속 환경문제들에 대해 직접 해보면서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좋았다. 흥미있고 재미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런가하면 행사장 전체는 각종 환경문제들이 총출동, 거대한 ‘이슈의 용광로’였다. 재생에너지·자원순환·친환경 농산물·핵없는 세상·쓰레기 줄이기·자전거 타기·멸종위기 동물 살리기 등 다양한 환경 이슈들이 다뤄졌다. 핵없는세상, 기후변화와 쓰레기에 관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지구의날 광장 영상관’도 각각 2동이 운영됐다.

 4월 22일, 지구의날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실천을 다짐하기 위한 날이다. 유엔이 정한 세계환경의날과 달리 지구의날은 순수 민간운동으로 시작됐다. 미국에서 1970년 4월 22일 시작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부터 민간주도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구의날 행사가 열린 22일, 금남로 차없는거리에선 프린지페스티벌이 첫 선을 보였다.

 일부에선 금남로 차없는거리 전체와 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 일부까지 사용하는 거대한 프린지페스티벌이 지구의날 행사와 섞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남로 전체를 아우르는 프린지페스티벌엔 지구의날 행사 관련 안내나 연계 프로그램 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 프린지페스티벌 행사 참여 차량과 언론사 차량이 5·18민주광장 일부까지 올라와 주차를 하며 통행을 막는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필순 활동가는 “세월호 인양으로 1주일 늦춰져 개막식이 열린 부분을 이해한다”면서도 “광주시가 행사를 진행할 때 전문 문화기획자가 있는 프린지페스티벌과 주제 콘셉트를 함께 가져간다던지 연계할 수 있는 고민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한편 4월 22일은 지구의날인 동시에 ‘자전거의날’이기도 하다. 지구의날 사전행사로 금남로에서 학동방면을 자전거로 도는 ‘자전거 대행진’도 진행됐다. 광주에코바이크 회원 20여 명은 자전거를 타고 ‘자동차 줄이기·걷기·자전거타기’등의 메시지를 달고 광주시내를 돌았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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