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표를 던진 사람들
투표권 내던진 사람들

 5월9일, 많은 국민의 관심 속에 19대 대선이 치러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이번 대선엔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그런 국민적인 기대와 관심에 반해 투표율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77.2%로 80%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5월 4일과 5일 이틀 동안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역대 최고인 26.06%를 기록, 높은 투표율을 기대했지만 2시간이나 늘어난 시간에도 불구하고 최종 투표율은 지난 18대 선거보다 1.4%p 상승하는데 그쳤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유권자, 이른바 ‘NO 투표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20%를 넘었다. 간혹 투표를 하지 않았음을 하나의 정치적 의사 표출로 생각하고 자랑스레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인 목소리에 포함되기 힘들다. 투표권은 행사했으나 어느 후보자도 뽑지 않은 무효표와는 다른 의미인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바라볼 때, 정치인에게 중요한 사람은 국민 전체가 아니라 본인에게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유권자는 만 19세 이상의 투표권을 가지는 모두가 아니라, 투표장을 찾아 실제 투표에 참여한 77.2%뿐이다. 그렇게 투표한 사람들 중에서 무효표를 던진 사람을 잠재적 지지자로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그들의 표를 무효표에서 본인을 선택하는 표로 바꿀 것인지 고심할 것이다. 즉, 무효표는 ‘나는 투표는 하지만, 아직 뽑을 만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는 정치적인 의견을 분명히 표시하고 있으며, 정치인들도 그러한 정치적인 목소리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NO투표’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는다. ‘내가 어떤 공약을 내세우건 관심 없는 사람들’로 받아들일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층으로 인식하면 본인들이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할 유권자에서 제외시키게 된다.

 투표란, 공평하게 부여 받은 한 표를 통해 국민을 대표해줄 누군가를 뽑는 일이다. 그 한 표를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따라서 후보자들 공약과 당선인들 행보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누구를 뽑을 것이며, 누구를 뽑지 않을 것인지. 어떤 공약을 선택하고 어떤 공약에 반대할 것인지. 경우에 따라 누구도 뽑지 않을 수 있고, 모든 공약을 반대할 수 있다. 선택하지 않음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다만 직접 투표장을 찾아가 투표용지를 받고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는 행위를 해서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말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그것은 어떠한 의견도, 목소리도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는 한 투표는 최후의 순간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적극적인 정치 행위에 가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쉬지 않고 투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그러니 끝까지 투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투표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목소리를 높이고, 힘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그러한 의무와 권리를 모두 저버리는 것이다. 본인에게 주어진 정당한 권력을 스스로 걷어차는 어리석은 유권자가 되지 않길 바란다. 80%를 넘고 100%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그 어느 날의 선거를 꿈꾸며, 유권자가 유권자로 바로 서기를 기대한다.

김솔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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