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놀릴 시간도, 장소도 없다

▲ 학교에서 학생들의 운동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한 학교의 체육활동 사진. <광주드림 자료사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소속되어 있는 학교가 바뀌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체육 교과의 비중은 줄어든다. 낮에는 학교에서, 밤에는 학원에서 밤낮없이 공부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마음껏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단 2시간뿐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클럽도 존재하지만 모든 청소년들이 참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해 지난 5월 20일 금남로에서 진행된 제 52회 광주시민총회에서 광주시민들이 직접 제안한 100대 시민정책에 ‘청소년체육센터’에 대한 정책이 등장했다.

 정책 속 ‘청소년체육센터’는 청소년들을 위한 운동시설과 체육프로그램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청소년들만을 위한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체육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장소나 기구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종합운동공간이다. 평일 혹은 주말에 운동을 하고 싶으나, 마땅한 장소가 없거나 할 줄 아는 운동이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새로운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물론 현재 광주에는 청소년체육센터가 따로 없다.

 그렇다면 광주청소년체육센터 건립과 현재 체육 상황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은 어떨까? 광주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최양(이하 A양)과 김양(이하 B양), 임군(이하 C군)과 최군(이하 D군)의 이야기를 들었다.

 - 학교에서 실시하는 체육 수업이 부족하다고 느낀 경우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점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나요?

 A양: 아니요.

 B양: 네, 체육수업을 일주일에 두 번 받는데, 그 두 시간에 서로 다른 종목을 배우다 보니 규칙을 잊어버리는 일도 자주 생기고, 배우는 종목이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아요.

 C군: 네, 부족함을 느낍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체육수업은 다양한 체육활동을 접할 수 없고 깊게 배우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D군: 네, 한 학급당 인원이 많다 보니 자세히 배울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 학교가 아닌 외부에서 체육활동을 한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어디에서 어떤 활동을 했나요?)

 A양: 네, 운남동에 있는 체육센터에 엄마를 따라 간 적이 있어요.

 B양: 중학교에 다닐 때는 합기도장이나 학교에서 주최하는 대회를 나갔었죠. 하지만 고등학교에 와서는 그런 경험이 없어요.

 C군: 첨단 체육센터에서 배드민턴을 쳐봤습니다.

 D군: 태권도 도장을 다닌 적이 있고, 평소에 취미로 파쿠르를 하고 있어요.

 - 외부에서 체육활동을 하면서 불편했던 경험이 있나요?

 A양: 따로 없었습니다.

 B양: 마땅히 운동을 할 장소도 없고, 사용할 장비도 없어서 운동을 점점 안하게 돼죠. 혼자서 혹은 같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 같아요.

 C군: 운동센터와 집 사이의 거리가 멀뿐더러 그 곳에서 할 수 있는 운동에 제한이 있어서 불편했습니다.

 D군: 운동 관련 시설물이 적어서 안전에 위험을 느낀 경우가 있어요.

 - 광주에 청소년체육센터가 존재한다면 이용할 의사가 있나요?

 A양: 네! 반에서 축제에 나가서 춤연습을 해야 할 때, 정말 공간의 부족함을 느껴요. 사람은 많은데 장소는 없고…. 청소년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센터가 존재한다면 이용해야죠!

 B양, C군, D군: 이용할 의사가 있습니다.

 -만약 청소년체육센터가 광주에 세워진다면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좋겠나요?

 A양: 학교에서 자주 접하지 못하는 필라테스나 요가를 배우고 싶어요.

 B양: 청소년들, 특히 고등학생은 학교 밖에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을 낼 순 없을 것 같아요. 기간이 긴 활동보다는 짧게 참여할 수 있고 가지 않으면 큰 불이익이 따르는 활동은 아니였으면 좋겠습니다.

 C군: 새로운,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프로그램들, 뉴스포츠 같은 새로운 체육활동을 배우고 싶어요.

 D군: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 운동을 배울 장소가 마땅치 않아 배우지 못한 경우가 있나요?

 A양: 평소에 필라테스와 호신술이 배우고 싶었는데 필라테스 같은 경우에는 학원비가 학생이 부담하기에는 비싼 경우가 많았어요. 그것도 그렇지만 학원에 제 또래가 아닌 성인이 많아서 다니기 부담스러웠죠. 호신술 같은 경우에는 어디서 배울 수 있는지 정보가 부족해서 배우지 못했어요.

 B양: 평소에 배드민턴을 치고 싶은데 바람이 많이 불거나 해가 높이 떠 있어 공이 잘 안 보일 때 실내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C군: 많이 있죠. 배드민턴도 실내 종목인데 장소가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요.

 D군: 네,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청소년체육센터에 대해 할 말이 있나요?

 A양: 청소년들이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운동 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해요.

 B양: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들은 운동을 중요시하고 청소년들에게 권장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체육 전공이 아니라면 운동을 권장하지 않는 분위기고, 특히 대한민국 학생들은 따로 시간을 내 운동하기가 참 어려운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런 체육센터를 만들어 운동을 권장한다면 청소년들의 건강한 생활을 만들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C군: 청소년체육센터가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풀어 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D군: 청소년체육센터가 만들어져 평소에 하지 못했던 운동이나 운동기구가 부족하여 못했던 운동들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채연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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