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주 도시공원 시민탐방 진행

환경에 관심있는 광주시민 20여 명이 서구 중앙공원에 모였다.

이들은 공원의 3분의 1을 개발사업자에게 떼어주게 된 중앙공원을 둘러본 뒤 “너무나 무관심했다”며 “우리의 환경은 우리가 지켜야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14일 광주전남녹색연합이 진행하는 ‘2017 광주 도시공원 시민탐방’ 첫 번째 일정이 진행됐다. “광주 도시공원의 현재를 돌아보다”는 주제로 진행된 탐방의 첫 행선지는 서구 중앙공원이었다.

시작은 풍암호수공원. 주차장 앞에서 모인 시민들에게 ‘중앙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중사모)’ 강은미 대표의 공원에 대한 자랑이 펼쳐졌다.

강 대표는 중앙공원에 대해 “풍암, 금호, 화정 등 수십 만 명 주민의 휴식공간이자 광주시민의 도심 허파, 도심 생태의 보고 등 시민들에게 엄청난 의미를 가지는 곳”이라고 소개하며 “우리는 광주를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만들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데, 오히려 30%가 사라지게 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풍암호수공원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비교적 가파른 산책로가 나왔다. 이어 금호지구 쪽에는 장애인을 위한 폭신한 탄성포장재가 깔린 산책로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을 지나 화정동 쪽에서는 작은 숲이 우거진 식생도 살펴볼 수 있었다.

공원엔 색색의 등산복을 입고 파워워킹을 하는 시민들,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 팔각정에 앉아 작은 모임을 진행하는 주부들, 아이들은 뛰어놀고 엄마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는 풍경들이 펼쳐졌다.

중사모 강 대표의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소개들이 이어진다.

“이 곳은 원래 습지였던 공간이었어요, 저수지 흙을 퍼다 버릴 데가 없으니까 습지에 묻어 없애버렸죠. 아쉬워요.”

“예전에는 불법경작부터 상업행위, 쓰레기더미 등 문제가 많았는데 시민운동을 통해 부딪히고 설득시켜 나무를 심고 하나하나 바꿔나간 결과가 오늘날 중앙공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온통 아파트 안에 둘러싸여 있는 이 공원은 특히 임대아파트가 많은 동네에서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는 공원이랍니다”.

이번 탐방은 광주시가 진행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대해 실상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이 사업으로 인해 광주시 10개 공원의 30%를 개발하게 됐기 때문.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 판결로, 공원으로 지정된 지 20년 이상 미집행된 공원들은 2020년까지 매입되지 않으면 개발 제한이 해제된다.

그렇게 되면 난개발이 우려되는데, 광주도 대비가 안돼 중앙공원을 포함한 광주 25개 장기미집행 공원도 3년 뒤 해제될 위기에 몰린 것이다.

11㎢에 달하는 25개 공원을 매입하려면 2조7000억 원이 소요된다. 감당이 어렵자 광주시는 25개 공원 중 10개에 대해 전체 부지 30%를 개발사업자에게 매각해, 나머지 70% 공원을 매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사무국장은 “시민단체들도 이 어려운 문제를 여러 관점으로 고려하고 있었지만 정작 시민들은 공원일몰제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앞으로 함께 연대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탐방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참가자 임학진 씨는 “도심에서 자연의 혜택을 잘 모르고 살아온 것 같다”며 “오늘 탐방을 계기로 다시 한번 자연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미영 씨는 “중앙공원 하면 풍암호수공원만 생각했지 중앙공원에 대해 몰랐다”며 “중앙공원의 면적이 뉴욕 센터를파크 규모와 비슷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우리가 시민의 안식처를 너무 놓쳐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는 함께 지켜나가는데 동참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러한 시민의 공간이 결국 아파트 건설로 이어지게 될 거라고 생각하니 꼭 막아야겠다”, “모든 게 돈과 관련돼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답답하다. 힘을 보태고 싶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대통령을 몰아낸 것처럼 우리가 모이면 못할 것이 뭐냐” 등의 의견을 내며 운동 동참을 약속했다.

이날 진행된 ‘도시공원 탐방’은 중앙공원에 이어 중외공원과 일곡공원 탐방을 계획하고 있다. 21일과 28일 두 차례 진행되며, 광주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21일 중외공원 탐방에는 생태학박사 김영선 박사가, 28일 일곡공원 탐방은 전남대 조동범 교수가 안내를 맡는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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