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녹색연합 중외공원 탐방
“중외공원, 이대로 잃을 건가…”

▲ 21일 광주 중외공원 편백숲을 체험하는 광주 도시공원 시민탐방단.
 차이는 극명했다.

 “다른 곳에 온 것 같아요”, “광주 시내 한복판에 이런 숲이 있었다니”, “아이들 데리고 놀러와야겠어요”. 최고 35도까지 올르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21일. 광주 중외공원을 찾은 탐방단의 입에서 나온 감탄의 소리다.

 그러나 곧장 산책로를 벗어나 아스팔트가 쫙 깔린 광장 위에 올라서자 감탄의 소리는 곡소리로 변한다. “아이고”, “더워서 죽것네”… 신선한 공기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었고 잔뜩 화가 난 태양만이 “누가 이기나 보자”하듯 이글거릴 뿐이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대비해 시민들과 공원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자”는 취지로 10여명이 21일 중외공원을 찾은 광주 도시공원시민탐방단의 모습이다.

 비엔날레 주차장에서 시작한 탐방은 광주문화예술회관 쪽 산책로에 들어서자 널찍한 편백나무숲을 만난다.

 그런가하면 어린이대공원 쪽 산책로에는 데크를 따라 자연조성된 식생을 살펴볼 수 있는 숲길이 습기를 내뿜으며 더운 여름날 탐방단을 환영했다.

 자연샘물이 뿜어져 나오며 새들의 우물, 안식처, 서식지 역할을 하는 동식물보호구역 용봉저수지와 운암저수지를 지나 국립박물관까지 걸으며 중외공원을 둘러본다.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광주의 얼굴’, 공원은 시민들의 ‘휴식처’, 교육과 문화를 즐기는 시민들의 ‘문화공간’인 중외공원이다.

 “고속도로로 두 동강이 나고, 시민들을 위한 기반시설에 자리를 내주고, 이제는 개발 위기까지 겪고 있는 중외공원을 둘러보셨습니다”. 탐방 안내를 맡은 김영선(생태학 박사) 씨의 소개다.

 1975년 도시근린공원으로 지정된 중외공원은 국립광주박물관,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시립미술관, 어린이대공원, 비엔날레전시관, 각종 체육·문화시설을 품고 있다.

 광주 시내 중심에 위치한 시민들의 문화시설이자 매곡산, 멀리 일곡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이기도 한 중외공원.

 김 씨는 “산책로와 아스팔트 광장의 차이를 경험하고 녹지가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을 몸으로 느껴보는 시간이었다”며 “중외공원은 시민들의 사회기반시설인 고속도로를 끼고 소음·비산먼지 등을 막아주는 ‘완충작용’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공원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중외공원은 국립박물관 뒤편 매곡산 전체. 또 박물관 왼편으로 동운·연제지구까지 포함하는 대형공원이다. 중앙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공원인 것.

 이런 중외공원도 공원일몰제로 인해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대상지로 들어가, 공원면적 30%를 개발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아파트 짓기 좋은 평평한 대지인 용봉제, 운암제, 국립광주박물관 주변 평지 등은 초고층 아파트의 건설 등이 우려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김 씨는 이에대해 “도시 안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시공원들은 시민들이 지켜야 할 존재”라며 “어쩔 수 없이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공원 안에 어떤 소중한 자원이 있고 어떤 것을 지켜내야 할지 사업대상 10개 공원에 대한 생태조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등산 국립공원을 광주시민이 국내최초 트러스트운동으로 지켜냈듯이 광주 내 최소 중앙·중외·일곡·영산강수변공원 등 대형공원들은 시민운동을 통해 지켜야 하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광주전남녹색연합이 진행하는 ‘2017 광주 도시공원 시민탐방’은 중앙공원과 중외공원에 이어 28일 일곡공원을 탐방한다. 전남대 조동범 교수가 안내를 맡으며, 광주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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