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에 따르면 남기일 감독은 14일 오전 광주월드컵경기장에 위치한 구단 사무국을 찾아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13일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대구FC와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한 남기일 감독은 당일 공식 인터뷰에서 “구단과 선수단이 같이 미팅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지만 최근 부진에 대한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끝내 사퇴를 선택했다.
남기일 감독은 “잔류를 위해 선수들과 끊임없이 미팅하고 모든 걸 쏟아냈지만,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를 운영할수록 한계를 느꼈고 강등을 막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며 “광주는 나의 분신과 같은 팀이다. 어려운 선택을 한 만큼 남은 경기에서 꼭 잔류할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선수단과 구단, 팬들에게 죄송스럽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승격팀 최초로 2년 연속 K리그 클래식 잔류라는 성과를 거둔 남기일 감독은 올 시즌 4승 7무 14패(승점19점)으로 부진에 시달려 왔다.
지난 14라운드 이후 강등권에서 머물렀고 지난 라운드 대구에 패하면서 11위 인천과의 격차가 4점 차로 벌어졌다.
지난 2013년 8월 감독대행으로 팀을 맡은 남기일 감독은 그해 3위로 시즌을 마친 뒤 2014년 승격을 이끌었고,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2015-2016 두 시즌 동안 특유의 압박축구를 펼치며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이끌었다.
2016년에는 창단 최다승, 최고순위 등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남기일 감독 아래 광주FC는 지난 5년간 50승 46무 61패를 기록했다.
한편 사퇴의사를 접한 윤장현 구단주와 정원주 대표이사는 “절박한 상황에서 팀을 맡아 광주만의 색을 입히며 잘 이끌어 줬다. 지난 5년간 승격과 잔류 등 많은 기쁨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지금은 이별하지만 지역 출신 지도자로서 더 큰 무대에서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광주FC는 빠르게 팀을 정비해 오는 19일 전북전부터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위한 전력질주에 나설 방침이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