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화’‘봄 마중 가세’‘가는 길’ 등 7편의 정추 작품 연주

양림동의 공연예술전문단체 ‘순수’가 오는 23일 저녁 7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턴투블루’ 재즈 콘서트를 연다.

이번 공연은 양림동 출신으로 2013년에 작고한 천재 음악가 정추의 곡들로 채워지며, 선생이 고향을 그리며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과 고국의 대표적인 시에 곡을 붙인 작품들을 재즈 선율로 소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피아노의 장성훈, 베이스의 한수정, 드럼의 원익준으로 구성된 재즈 트리오가 익히 알려진 ‘뗏목의 노래’외에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산유화’‘봄 마중 가세’‘가는 길’ 등 7편의 정추 작품을 재즈로 편곡해 연주한다.

1923년 일제 치하 광주 양림동에서 태어난 정추 선생은 차이콥스키의 4대 제자였다.

그는 차이콥스키 음악원 졸업 작품으로 학교 역사상 최초 만점을 받은 ‘조국’을 작곡한 후 ‘검은 머리의 차이콥스키’란 별명을 얻었다.

또한 세계 최초의 유인우주비행선인 러시아의 보스토크 1호의 성공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그가 작곡한 ‘뗏목의 노래’가 연주됐다.

하지만 1957년 북한 유학생들이 전개한 반김일성 운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강제송환에 직면하자 소련 당국은 정추를 카자흐스탄으로 망명을 보낸다.

정추 선생은 그 후에도 소련과 카자흐스탄을 오가며 활동했고 한국과 러시아의 음악교류의 물고를 트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에서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추방된 고려인들을 찾아다니며 구전 가요를 1천곡 넘게 채록했으며, 고려인들의 강제이주를 담은 교향곡 ‘1937년 9월 11일 스탈린’을 만드는 등 300여 편의 관현악곡과 실내악곡, 칸타타 등을 작곡했다.

카자흐스탄의 음악 교과서에는 그의 작품 60여 곡이 실렸으며, 1988년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공화국 공훈 문화일꾼’ 칭호를 받았다.

정추는 일본, 북한, 러시아, 카자흐스탄, 그리고 다시 한국에 잠시 귀환할 때까지 평생 동안 드라마와 같은 여행자의 삶을 살았으며, 고향에서 말년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2013년 이국땅 카자흐스탄에서 영면했다.

무료 공연이며 문의는 062-682-0976에서 가능하다.

양유진 기자 seoyj@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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