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성 심근병증 60대 환자에게 뇌사자 심장 이식
수술 4일 만에 중환자실서 병실로 옮겨 회복 중

▲ <사진제공=전남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병원장 이삼용)이 최근 광주·전남지역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심장이식팀은 지난달 26일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던 이 모(63세)씨에게 20대(연령)의 남성 뇌사자가 기증한 심장을 이식했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이 확장되면서 심장 기능이 저하되는 심근질환이다.

이 씨는 강력한 심근 수축 약물을 사용해도 큰 효과가 없었으며, 심근 수축기능이 정상적인 상태의 절반에도 못미쳐 심장이식 외에는 더 이상의 희망이 없어 수술이 절실한 상태였다.

다행히 뇌사자의 심장을 받게 된 이 씨는 이식수술 후 4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만큼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본격적인 면역억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의 회복세를 유지한다면 내달 초에는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의료진은 보고 있다.

이번 심장이식팀은 순환기내과 김계훈·조재영 교수, 흉부외과 오상기·정인석·이교선 교수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남대병원은 “이번 수술을 통해 광주·전남지역의 본격적인 심장이식 시대를 열어, 지역의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말기 심부전은 여러 원인으로 심장의 수축기능이 극도로 떨어져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나타나는 증상들을 총칭하는 것이다.

또 폐부종·전신부종·호흡곤란·소화불량·복수 등의 증상이 일반적이며,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번 이식수술에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계훈 교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말기심부전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좋은 약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약물에 반응이 없는 환자는 인공 심장이나 심장이식 등의 치료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국내 처음으로 시행된 심장이식 수술은 최근에는 연간 100여건 이상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말기심부전 환자들은 심장이식 수술을 받기위해 서울지역 대형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수술 후 면역 억제제의 사용과 감염예방 등 지속적인 관리에 따른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이교선 교수는 “특히 심장이식 수술은 심장 적출 후 4시간 이상 지나면 수술 결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속한 수술이 필요한데, 광주·전남 지역의 심장 공여자를 쉽게 찾을 수 없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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