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원조 멤버들 더이상 침묵 말라!

 지난 2017년 7월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후, 부당징계 및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노동권 보장과 교섭을 둘러싸고 노사 간 잡음과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생산자-노동자 3주체의 권리가 우선인 협동조합에서의 노동조합은 불가능한 것일까? 구례자연드림파크의 노사 문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아이쿱생협 소비자조합원들이 릴레이 기고를 요청해 와 게재한다. 아이쿱생협 소비자조합원으로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지역민들과의 공론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밝혀 왔다.
<편집자주>

 자식들이 싸우면? 말려야 한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의 자식과 같다. 전국의 조합원들이 마음 모으고 돈 모아서 세계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자식을 낳았다. 그런 자식들이 걸음마 떼기 무섭게 싸운다. 헌데 조합원들이 아무도 말리지 않고 있다. 아니, 너무 싸워 피가 터지고 있는데도 관심조차 갖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정말 왜 그럴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가? 페이스북에서 떠드는 얘기들은 너무 복잡하고 누구 말인지 모르겠고 어지럽고. 그럼 지역 조합에 물어보는 건 어떨까? 너무 별난 짓인가? 그냥 두면 지들끼리 싸우다가 말겠지? 설마 큰 일이야 나겠어? 뭐 그런 생각들일까?

 나도 그랬다. 너무 복잡하고 누구 말인지 모르겠고 그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에 지금까지 외면하고 살았다.

 하지만 이거 너무 심하다. 1년이 넘도록 해결 기미는 고사하고 점점 더 심각해 지는 것 같다. 내가 믿고 있던 아이쿱이 왜 이 정도를 해결못하지? 최근 보니 다섯 명의 구례 노동자들을 괴산으로 보낸다고 했다는데. 그 분들 집이 구례일 텐데, 가족이 다 구례에 있을 텐데 갑자기 괴산으로 가라면 어쩌란 말인가? 회사 말 안 듣고 그렇게 멀리 발령 내는 거 내 상식으로는 노동탄압인데? 왜 그렇게밖에 못하는 걸까? 그 분들의 횡령·사기 뭐 그런 혐의가 다 무혐의 판결 났다는데 왜 계속 그러는 걸까? 의문이 계속 생긴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지역 조합이다. 분명히 생협은 정의감이 많고 윤리적인 소비를 부르짖는 곳이라 아픈 사람, 고통받는 사람들 손을 많이 잡아줬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저 먼 나라 노동자들까지 생각하며 기금 모아 설탕 공장 세워주고 노동 탄압하는 곳의 물건은 취급하지 않았다. 필요할 때는 탄압받는 노동자를 불러다 얘기도 듣고 서명 운동도 같이 해 줬다. 그런데 지금 지역 조합은 아무도 구례 노조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것 참 이상하다. 민주주의 토론 방식을 그 어느 곳보다 많이 하는 줄 알았는데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않고 토론하지 않는다. 매장에 그 흔한 전단지 한 장 없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뭔가 있는 것 같다. 뭘 숨기려고 하는 걸까?

 윤리적 소비를 하는 아이쿱생협, 나의 아이쿱이 무엇 때문에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조합을 이렇게까지 외면하는 지, 그 속내가 무엇인 지 정말 궁금해 못 견디겠다.

 듣자하니 구례하고 아이쿱하고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는데 그건 아니다. 분명히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 조합원들이 돈 모아, 마음 모아, 열정 모아 만든 기적같은 곳이다. 공방 하나하나가 다른 이름으로 서 있지만 모두 아이쿱이라는 우산 아래에 있다. 한 식구다. 조합원들은 그 안에서 ‘드림’이 실현되고 있다고 믿으며 축제에, 락페스티벌에 참여해 왔다. 그런데 구례가 아이쿱하고 관계가 없다고?

 나는 이 자리를 빌어서 말한다.

 내가 알고 있는 아이쿱생협의 원조 멤버들, 더 이상 침묵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지금 아무 직책도 맡고 있지 않아 뭘 못한다고 했다는데 진짜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다면 너무 무책임하다. 20년 동안 여러 어려움을 슬기롭게 잘 이겨내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협동조합(맞는지 모르겠다)이 된 아이쿱, 구례의 일도 부디 슬기롭게 잘 해결하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영대표와 원조 멤버들의 침묵부터 깨야 할 일이다.

 그리고 조합원들도 이제 구례에 적극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궁금하면 지역 조합에 구례 노조를 초청해 얘기를 들어보자고 요구하고 사측이야기도 들어 보고 그래야 한다. 애들 싸움 무시하고 그냥 뒀다가 집안 싸움 될 수 있듯이 우리의 자랑스런 구례자연드림파크의 명예에 금이 갈 수 있다.

 조합원보다 일반인들이 더 걱정하는 아이쿱, 이러다 생협 쫑나는 거 아냐? 이런 소리가 들리지 않게 책임있는 행동을 해 주기 바란다. 나는 원조 맴버들이 가장 소중히 여겼던 ‘윤리적 소비’의 첫 번째 가치가 ‘사람과 노동’이었다는 사실을 여전히 기억한다. 그 ‘사람’ 속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노동자가 함께 있다는 것 또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 이제 침묵을 깨자!
풀꽃 <아이쿱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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