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그대들의 파트너는 누구인가?

 지난 2017년 7월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후, 부당징계 및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노동권 보장과 교섭을 둘러싸고 노사 간 잡음과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생산자-노동자 3주체의 권리가 우선인 협동조합에서의 노동조합은 불가능한 것일까? 구례자연드림파크의 노사 문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아이쿱생협 소비자조합원들이 릴레이 기고를 요청해 와 게재한다. 아이쿱생협 소비자조합원으로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지역민들과의 공론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밝혀 왔다.
<편집자주>

 구례자연드림파크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경영진의 말대로라면 그 사람들은 회사에서 어떤 못된 짓을 하고 무엇을 훔쳐 먹었으며 어떻게 일과 시간을 낭비했고 누구와 협잡을 꾸몄는지 뒤를 조사하고 큰소리로 말해도 되는(엄청난 크기의 프랑이 자연드림파크 입구에 걸려있다) 정도의 사람이며 조직의 안위를 해치는 위험인물로서 마땅히 사라져야 될 아니면 감히 신성한 노동조합을 논해서는 안 되는 사람일 뿐이다.

 그 사람들은 회사의 식재료를 개인적으로 취했으며, 계산을 허투루해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입히고도 뻔뻔히 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협동조합이 가진 정체성을 훼손한 것은 물론이고 사업을 방해하고 있는 훼방꾼이다.

 오히려 그 사람들은 기업의 새로운 모델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협의 사업조직을 모독하고 있으며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에 불과하다.

 그리고는 경영진의 말이 맞으니 그렇게 믿으라고 말한다.

 생협은 절대 거짓을 말하지 않으며 인간에 대한 존중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조합도, 직원도, 생협에 대해 궁금한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믿어야 한다.
 
 노동조합의 말대로라면 회사는 노동조합을 주도했던 간부들과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가했으며 이후 다시 돌아온 조합원들의 원직복직은 묵살당하고 마냥 대기발령 상태일 뿐이다. 조합원들은 일하고자 했지만 사측은 일할 수 없는 조건만을 제시했다.

 회사는 노동조합과 대화하지 않았다. 회유, 협박, 괴산 발령이라는 과도한 처분만이 조합원의 몫이었다.

 작년 7월 12일에 사용자에게 공문을 보내 노동조합 가입사실을 통보한 후에 노동조합 간부 및 조합원들에게 행해진 징계와 고소고발, 집회방해, 허위사실 유포 등은 20건이 훨씬 넘는다.

 회사는 끊임없이 노동조합을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회사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은 탄압을 넘어 혐오의 수준이다.

 노동조합은 대화의 파트너가 되고 싶다. 일터에 대한 우리의 이야기를 알려야하며 우리가 왜 이렇게 나서야 됐는지에 대해 말하고 싶다.

 건강한 생협의 구성원이라는 자부심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구성원들에게 더 중요한 문제이며 온전하고 건강하며 더욱이 좋은 일터로서의 생협을 꿈꾸고 실현하고자 할 뿐이다.
 
 건강하고 온전하며 더욱이 좋은 일터인 생협은 존재하는가.

 우리가 믿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얼마전 페이스북에서 ‘오너파트너쉽’이라는 정책을 통해 생협의 주체를 만드는 일에 대해 읽었다.

 그 정책에 대해 아는 바는 없다. 또한 그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경영진이 개별사업장의 오너와 파트너는 할 수 있으나 노동조합과는 파트너를 할 생각이 없나보다 생각했다.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대기발령 시키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흔드는 괴산발령을 내리고 있을 때, 한때 그들의 오너였던 그 파트너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를 생각했다.
 
 건강함은 다양성을 인정했을 때 더 건강해지며
 온전함은 마음으로 하나 되었을 때 풍성해진다.

 좋은 일터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으며 그가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오너들에게 묻고 싶다.

 조직의 누군가가 차별받고 있다고 외치고, 그로인해 죽음의 고통을 느끼고 심한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대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단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차별을 감당해야 한다면 그대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파트너는 오너들끼리 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 생협을, 생협이 속한 조직을 건강하게 성장시키고 싶다면 조직에서 가장 외면 받으며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구성원의 손을 잡으라.

 그것이 진정 파트너의 길이다.
 
 한 가지 더 묻고 싶다.

 얼마 전, 구례자연드림파크 경영책임자 몇 분이 필리핀으로 워크숍을 갔다 왔다고 한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아픔을 온몸으로 부대끼고 있을 때, 사진 속에서 하트를 날리며 환하게 웃고 있는 그대들에게 꼭 묻고 싶다.

 진정 그대들의 파트너는 누구여야 하는가.
아이쿠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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