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전환연 이유진 “에너지 분권 역량 필요”
“에너지 정책 보조 수준…전담부서·정책 실종”

▲ 4일 광주시청 협업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지역에너지전환 정책세미나’에서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연구원이 강연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광주지역 자치단체의 에너지 분권 역량이 필요하다.”

 4일 광주시청 협업회의실에서 광주 7개 환경단체들이 주최한 ‘제1회 지역에너지전환 정책세미나’에서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연구원이 주장한 내용이다.

 이 연구원은 이날 “문재인 정부 재생가능에너지 3020 로드맵을 보면 ‘삶의 질을 높이는 참여형 에너지 체제로 전환’을 기본방향으로 삼고 있다”며 “참여형 에너지체제라고 하는데, 참여해야 할 주체가 누구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결국 주민들이 참여해야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실행하는 정부의 에너지 분과는 비대해지는 반면, 지역의 행정시스템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아예 담당자가 없는 기초단체도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 지자체 에너지 관련 과 설치 빈약

 이 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에너지 관련 과가 설치된 광역단체는 11개에 불과하고,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229개 중 9곳에 설치돼 있다.

 광주광역시는 전략사업본부내 에너지산업과에서 에너지정책, 에너지복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절약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자치구의 경우, 별도의 팀을 꾸려 담당자를 구성해놓은 구도 있지만, 대부분 경제과에서 에너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서구와 광산구는 각각 녹색환경과·환경생태과 안에 에너지관리팀을 구성하고 담당자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동구와 북구, 남구는 경제과에서 2~3명의 에너지 업무 담당자를 구성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연구원은 “지방정부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은 에너지분야에서도 중요하다”며 “언제까지 중앙정부가 모든 에너지정책을 담당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의 권한을 얼마나 나눌 것인지, 지역은 준비돼 있는지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문제는 지자체가 권한 이양을 요구하고 관철시킬 수 있느냐”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첫 번째가 에너지분권을 향한 정부의 의지, 두 번째는 권한을 가지고 실제 집행할 수 있는 지자체의 능력과 준비”라며 “이를 위해선 △단체장의 리더십과 의지 △예산 △전담조직 △지역에너지계획 △에너지조례 △중간지원조직 △거버넌스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민선 7기 에너지 정책·공약도 거의 없어”

 또한 △서울시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 △경기도 에너지자립 2030년 70% 계획 △노원구 이지센터 △강동구청사 리모델링 △성대시장 스마트그리드 등의 사례를 제시하며 “광역자치단체 뿐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많은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광주시장이나 기초자치단체장을 향해서도 에너지 정책을 만들어내라고 시민들이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사무국장은 “산업적 측면에서만 보게 되면 에너지정책이 산업경제를 서포트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광주 행정도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는 가치들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각 지자체들도 에너지산업과나 경제과가 아니라 에너지, 기후 관련 과를 신설하는 쪽으로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며 “현재 민선7기에 제시된 에너지정책과 공약이 거의 없는 상태인데, 앞으로의 에너지정책 방향이나 계획들을 내놓으라고 시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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