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폭력, 그 추적자들
감독 : 이선희 | 다큐멘터리 | 한국 | 2018 | 90분 | 12세 | GV
14일(수) 19:30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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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과 광주독립영화관GIFT서 제9회 광주여성영화제가 진행된다. 광주여성영화제 스테프들이 추천하는 영화들을 미리 소개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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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해마다 영화제에서 상영될 영화를 고르는 일은 즐거움과 고됨을 동반한다. 어떤 작품들을 관객에게 소개할지에 대한 설레는 고민은 행복함을 주지만 원하는 모든 영화를 상영할 수 없기에 한정된 숫자로 제한시켜야 하는 결정은 힘든 고민을 필요로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선정되어 9회 광주여성영화제를 통해 선보이는 작품들은 장편 14편, 단편 28편으로 총 42편의 여성영화가 4박 5일 동안 2개의 극장에서 상영된다. 그 중 첫 번째로 선보일 개막작 선정은 그 해의 주제와 연결되어 대표성을 띄어야 함은 물론이고 개막식에 이어 상영되는 이유로 적당한 길이어야 하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고려된다.

 그렇게 선정된 9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은 이선희 감독의 ‘얼굴, 그 맞은편’이다. ‘얼굴, 그 맞은편’은 옥랑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프로그램으로 완성되어 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6월에 월드 프리미어로 첫 상영되었고 9월에 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 우여곡절 끝에 상영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대한민국의 디지털 성폭력 산업의 현주소를 낱낱이 드러내고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그들의 민낯을 추적하는 ‘넷페미’ 전사들을 기록하고 있다. 컴퓨터 유저들이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웹하드가 디지털 성폭력을 위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스크린을 통해서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대부분의 피해자인 여성들이 겪게될 고통은 뒤로하고 몰래카메라로 영상을 생산해내고 소비하고 배포하며 수익을 얻어내는 웹하드 카르텔은 모니터 뒤에서 얼굴을 숨기고 있다. 요즘 연일 뉴스에 거론되며 구속된 ‘양진호’는 음란물 카르텔의 핵심 인물로 지정되고 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전 여성단체에서 일했던 감독의 카메라는 디지털 성폭력을 드러내 공론화하는 것은 물론 공권력을 대신해 거대한 산업과 싸워온 여성 활동가들을 소개한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들의 활동은 미안함과 격려의 공감에서 그치지 않고 공적인 지원과 큰 연대의 힘을 필요로 한다.

 영화 상영 후 감독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의 만남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와 우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볼 수 있길를 되길 바란다.

 9회 광주여성영화제의 첫 장을 열어줄 힘 있는 개막작, ‘얼굴, 그 맞은편’을 시작으로 여전히 알려져야 할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말한다!’. 많은 여성과 소수의 말이 터져 나올 수 있도록 우리들의 이야기는 더 많이 말해져야 한다!
이세진 <9회 광주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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