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 알린 광주정신…
글로컬리즘 구현 성과”
“광주만의 차별화된 담론” 호평…
국제적 위상 재확인

▲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2018광주비엔날레를 감상하는 관람객들. <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2018광주비엔날레가 66일 간의 항해를 마치고 11일 폐막했다.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을 주제로 동시대 미술 현장에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일 광주비엔날레 재단에 따르면, 43개국 165작가가 참여해 300여 점을 선보인 2018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은 11명 큐레이터가 참여하면서 다층적인 전시를 시도함과 동시에 개최지 광주를 새롭게 조명했다. 주 전시공간이 용봉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확장되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까지 활용되었으며, 광주의 역사성을 반영한 구 국군광주병원, 5·18민주평화기념관 등이 시각예술현장으로 조명 받으면서 도시의 브랜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광주 만의 정체성을 예술에 녹여냈다는 평가다.

11명 큐레이터의 주제전과 함께 장소특정적 신작 프로젝트 ‘GB커미션’, 해외 유수 미술기관이 참여한 위성프로젝트 ‘파빌리온 프로젝트’까지 현대미술의 층위를 더욱 견고하게 엮어내면서 ‘광주에서의 1박 2일 예술여행’을 캐츠프레이즈로 관광 파급효과까지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즉 24년간 농축된 전시 실행 및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전위적이고 품격 높은 전시를 구현함으로써 국제 미술계에 광주비엔날레 만의 차별화된 담론을 던졌으며, 내부적으로는 지역 작가 최대 참여, 광주의 역사적 공간 발굴 등 지역성을 부각하면서 ‘글로컬리즘’을 극대화했다.

폐막을 하루 앞둔 11월 10일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작품을 보기 위해 구 구군광주병원에 몰린 인파들.<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 외신 호평 세계 5대 비엔날레 위상 확인
해외 주요 매체들은 ‘상상된 경계들’ 대주제 아래 7개의 전시가 유기적으로 조화롭게 연결된다고 호평했다.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9월 28일 자)는 “2018광주비엔날레는 주제를 다각도에서 해석하고 시각화하면서 7개 전시가 이루는 전체적인 주제의식과 완성도가 흐트러지지 않았다”고 기술하면서 제 12회 광주비엔날레가 구현한 탁월한 집중도와 일관성을 높이 평가했다.

독일의 유력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9월 20일 자)은 광주비엔날레를 ‘아시아의 도큐멘타’라고 언급했으며, 오큘라 잡지(Ocula)(9월 20일 자)는 다양한 주제들이 조화롭게 상호 작용하는 ‘모범적인 플랫폼’이라고 평했으며, 아트넷(Artent)(9월 7일 자)은 광주비엔날레가 굉장히 만족스러운 전시라고 말했다.

외신의 호평 속에서 해외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방문도 두드러져 세계 5대 비엔날레의 위상을 확인케했다.

랄프 루고프 2019베니스비엔날레 감독, 후미오 난조 모리미술관 관장, 멜리사 라리프 시드니비엔날레 큐레이터, 에리코 오사카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대표이자 관장, 아키코 미키 나오시마 프로젝트 아트 디렉터, 토요타 시립미술관 큐레이터를 비롯해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마미 카타오카 모리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스테파니 로젠탈 2020시드니비엔날레 감독, 이숙경 2015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등 국제적인 미술계 인사들이 다녀갔다.

용봉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도슨트 설명을 듣는 관람객들.<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 66일간 31만 8000명…2016년 대비 21% 증가

(재)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66일 간 2018광주비엔날레 관람객은 31만 8000명(11월 11일 오후 6시 기준 잠정)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광주비엔날레 관람객 26만2500명보다 21% 증가한 수치이다. 최근 지역마다 유사한 비엔날레와 다양한 축제들이 생겨나는 환경 속에서도 순수 미술 행사에 이처럼 관람객이 증가한 데는 아시아 최대라는 브랜드 가치와 함께 광주라는 개최지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되고 수준 높은 전시, 두 곳의 메인 전시 공간이 지닌 다양성과 규모 면에서 입소문이 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광주비엔날레 만의 차별화된 전시를 보기 위한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독일 슈뢰더 전 총리, 주한 그리스 대사, 주한 멕시코 대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딩 샤오 징 대만 문화부 차관, 장병완 국회의원, 최경환 국회의원,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 연합 대표부,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세계호남향우회총연합회, 광주고등검찰청, 광주지방경찰청, 광주본부세관, 광주광역시의회,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 씨, 오월어머니집 회원 등의 각계각층과 다양한 단체 및 기관에서도 방문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일선 교육 현장에서도 방문이 지속되었다. 광주지역에서 불로초, 송정중앙초, 은빛초, 동아여중, 동신여중, 수피아여중 등을 비롯해 전남지역에서도 약수초, 관산초, 시종초, 나산초, 대불초, 동화초, 목포백련초, 장성남중 등이 다녀갔다.

이밖에 충남 부여초, 제주 중앙여고 등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의 단체 관람이 이어지면서 청소년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문화예술 교육의 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재)광주비엔날레는 네이버 예매 시스템 운영 및 셔틀버스 운행 등으로 접근성을 향상시켰으며, 청소년 교육자료 및 음성 해설 파일, 도슨트 정기투어, 전시 소개 인포스크린 배치, 학교 단체 관람 대상 사전 강의 등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장치를 개발하는 등 관람객 서비스와 편의에 만전을 기했다.

‘북한미술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전 관람객들.<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 아시아 작가 참여 69% 최대

2018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은 11명 큐레이터의 기획 아래 총 43개국 165작가의 참여로 인류 역사와 사회적·정치적 환경 등 경계에 있는 동시대 화두를 시각적으로 다채롭게 펼쳐냈다. 이는 유럽 중심의 담론에서 탈피해 변방과 경계 지대의 이슈를 생산하면서 현대미술의 중심축을 이동시키려는 광주비엔날레가 지닌 열망의 반영이자 창설이념의 재점검에 충실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20여년 역사 동안 아시아의 가치와 아시아성을 탐구해온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을 반영해 아시아 작가의 참여가 69%로 최대를 기록했다.

2010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2004년 칸영화제심사위원상 등을 수상한 태국 출신아피찻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싱가포르관 대표작가 호 추 니엔(Ho Tzu Nyen), 아시아의 정체성을 탐구해온 인도 출신 실파 굽타(Shilpa Gupta), 베트남에서 태어나 10세에 미국으로 이주한 딘 Q. 르(Dinh Q. L?), 여성·이주·노동 등 사회 이슈에 천착해온 대만 출신 슈 리 칭(Shu Lea Cheang) 등 아시아 현대미술의 첨예한 현장을 소개하는 장이 되었다.

특히 용봉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선보였던 그리티야 가위웡 섹션은 아시아의 이주와 난민 문제를 환기시켰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한국미술의 현주소를 집약시켜 보여준 김만석&김성우&백종옥 섹션은 관람객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친숙하게 다가갔다는 평가다. 한국 작가도 43명이 포진되었으며, 이중 광주비엔날레 포트폴리오 리뷰 프로그램을 통해 강동호, 문선희, 박상화, 박세희, 박화연, 오용석, 윤세영, 이정록, 정유승, 최기창 등 10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면서 지역 미술계와도 상생하고자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대형 집체화를 대거 선보인 ‘북한미술: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전도 국제무대에서 생소했던 북한미술이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아트아시아퍼시픽(Art Asia Pacific)(9월 12일 자), 아트인포(Artinfo)(9월 26일 자) 등의 해외 매체는 북한 미술에 대해 감탄을 드러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5관 출구에 마련된 어린이 만장 체험 프로그램 워크숍 공간.<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 광주의 역사성 재발견…개최지 도시 공간성 탐색

1995년 창설되어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을 지구촌 공동체에 발신했던 광주비엔날레는 24년 간 지향했던 평등의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을 국제사회에 던져왔다. 이번 ‘상상된 경계들’은 제1회 광주비엔날레 ‘경계를 넘어’를 환기시키듯 광주비엔날레의 역사와 가치를 모색하는 아카이브형 작업과 창설배경인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담은 작품들이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광주정신의 지속가능한 역사와 이를 둘러싼 담론의 시각화를 위한 신작프로젝트 ‘GB커미션’을 통해 새롭게 전시공간으로 조명 받은 구 국군광주병원 본관 및 국광교회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GB커미션 참여작가인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Adri?n Villar Rojas), 마이크 넬슨(Mike Nelson), 카데르 아티아(Kader Attia), 아피찻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4명의 작가 중 3명의 작품을 선보인 구 국군광주병원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으로 계엄사에 연행돼 심문하는 과정에서 고문과 폭행으로 부상당한 시민들이 치료를 받았던 곳이다.

2018광주비엔날레 프레오픈이던 9월 6일 당일에만 500여 명이 구 국군광주병원을 다녀갔으며, 개막 첫 주말인 금·토·일 3일 간 약 500명이 방문하면서 행사 초반부터 공간성과 역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폐막을 앞둔 11월 9일부터 주말까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작품 <별자리>를 보기 위한 150명의 인파들이 관람 시간대인 오후 5시 30분에 몰리자 재단 측은 기존 두차례에서 한차례 추가로 투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사적지인 구 전남도청회의실이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일시적으로 개방되었다. 일본 점령기이던 1932년 지어졌으며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 의해 사용되었던 역사적인 현장인 민주평화기념관 3관은 정연심&이완 쿤 섹션에 참여한 염중호, 백승우, 아르나우트 믹(Aernout Mik)에 의해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광주비엔날레 개막 한 달째인 10월 7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2018광주비엔날레 전시를 관람하는 모습.<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어려운 현대미술 함께 즐기자” 시민사회와 소통

(재)광주비엔날레는 다양한 워크숍과 계기홍보를 진행하면서 시민사회와 소통에 주력했다.

2018광주 ACE Fair와 행정안전부·광주시·전남도 공동주최로 열린 ‘주민과 함께하는 광주·전남지역 정부혁신 현장토론회’에서 2018광주비엔날레 홍보부스를 마련하면서 지역사회와 소통했다. 이와 함께 광주 동구 추억의 충장축제에서 10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 동안 계기홍보를 진행했다. 또한 개막 한 달 기념 네이버 예매 예약을 통한 할인 이벤트,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행사 등을 마련했다. 특히 문화가 있는 날인 10월 31일 야간 개장을 비롯해 동반 1인 무료, 광주비엔날레 한정판 티셔츠 증정 이벤트 등으로 시민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광주·전남 미술교사 200여 명 초청 미술교사 워크숍도 9월 14일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진행하면서 일선 교육 현장과도 소통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5관 출구 마련된 어린이 만장 체험 프로그램 워크숍 공간도 시민 참여의 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관람객들은 개성을 살려 꾸민 리본 만장을 광장에 설치된 가로 15m x 세로 15m 규모의 구조물에 매달면서 현대미술 행위에 참여했다.

이밖에 2018광주비엔날레 주제전 중 하나인 데이비드 테의 ‘귀환(Returns)’전에서 아카이브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퍼포먼스 등이 2018광주비엔날레 오프닝 기간 선보였으며, 폐막을 앞둔 11월 9일부터 3일 간은 폐막식 행사 대신 광주비엔날레 5전시실에서 ‘아카이브 라운지’ 프로그램을 통해 퍼포먼스, 토크, 세미나, 실험음악 공연 등 문화예술 라이브 이벤트를 펼치면서 알차게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밖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에서는 매주 주말 시민 참여의 ‘trio’ 퍼포먼스도 화제를 모았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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