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독립영화 감독들이 이룬 쾌거
‘신기록’, 올해 최고 단편영화 인정

▲ 허지은·이경호 감독(왼쪽부터).
 이경호·허지은 감독의 ‘신기록’이 제39회 ‘청룡영화상 단편영화상’을 수상했다. 1963년 출범한 청룡영화상은 매해 인정받는 공정성과 두터운 신뢰를 기반으로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상으로 자리 잡은 시상식이다. ‘신기록’은 청룡영화상에서 최고의 단편영화에 수여하는 ‘청정원 단편영화상’을 받았다.

 ‘신기록’은 심사를 거쳐 본심에 올랐다. 본심에 오른 다른 8편 역시 어떤 작품이 상을 받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작들이었다는 평이다.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동아’를 비롯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쟁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자유연기’ 등의 영화가 본심에 올랐다. 청룡영화상은 ‘신기록’을 올해 최고의 단편영화로 호명했다.

 심사위원들은 “접점이 없던 두 여성이 소통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담아냈다”고 호평했다.

 지난 23일 저녁 TV로 생중계된 수상소감에서 이경호 감독은 “힘이 되고 싶어서 만든 영화였는데, 많은 힘을, 위로를 제가 받게 되네요. 감사합니다”는 소감을 남겼고, 허지은 감독은 “저희는 지금 광주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요. 같이 좋은 영화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동료 분들, 이번 영화 만들면서 고생했던 배우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영화 만들라는 응원으로 정말 감사히 받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광주의 독립영화인들은 SNS를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신기록’의 수상을 함께 기뻐했다. 광주독립영화협회의 최성욱 대표는 두 사람의 수상 소감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의 김지연 이사장은 “이번 수성을 계기로 지역영화의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11월18일 폐막한 광주여성영화제에서 ‘신기록’을 초청 상영하기도 했던 김채희 집행위원장 역시 반색했다. 광주여성영화제는 지난해 허지은 감독의 ‘돌아가는 길’을 제작지원해 폐막작으로 상영하는 등 두 감독과의 유대가 각별하다.

영화 ‘신기록’ 중.|||||

 한편, ‘신기록’은 광주광역시의 창작지원 사업인 ‘다양성영화제작 지원’을 받아 영화를 완성했다.

 ‘신기록’은 가정폭력의 굴레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현숙(정경아)과 데이트폭력에 노출된 소진(이태경)의 관심과 연대의 이야기로, 대사보다는 영화언어로 주제를 전달해내는 영화다.

 ‘신기록’은 광주의 영화인들이 중심이 되어 완성된 것으로도 의미가 깊다. 광주의 배우들인 정경아·노희설 씨가 출연한 것을 포함하여, 광주에서 활동하는 오태승 감독이 촬영을 맡았고, 영화의 정서를 잘 살려낸 음악을 맡은 박서영 음악감독 역시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음악인이다.

 한편, 광주의 영화인들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광주광역시와 시민들의 지원과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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