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공단 서식 실태 분석
주로 저녁 7~8시에 나타나

▲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멧돼지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무등산 등 도심권 국립공원 멧돼지의 밀도는 겨울철에는 낮고 여름철에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권경업)은 북한산, 경주, 계룡산, 무등산 등 도심권 4개 국립공원의 멧돼지의 서식 실태를 2016년부터 최근까지 분석했다.

그 결과, 멧돼지 서식 밀도가 여름철에 정점을 찍고 겨울철에는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멧돼지의 주요 서식지를 대상으로 공원별 12개 조사구(48개 구역×4㎢, 총 192㎢)를 선정하여 무인센서카메라 등을 활용해 1㎢ 넓이 당 멧돼지의 개체수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2018년 월평균 멧돼지 밀도는 북한산 1.4마리/㎢, 경주 1.2마리/㎢, 계룡산 1.8마리/㎢, 무등산 1.8마리/㎢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환경부가 2017년에 실태 조사한 전국 평균 멧돼지 밀도인 5.6마리/㎢ 보다는 낮다.

도심권 국립공원의 멧돼지 밀도가 가장 높은 시기는 7~8월로 여름철 가장 많이 출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산 2.2마리/㎢, 경주 1.9마리/㎢, 계룡산 2.7마리/㎢, 무등산 2.7마리/㎢ 수준이었다.

이는 새끼가 태어나고 어느 정도 자라는 시기와 맞물린다.

멧돼지의 임신기간은 120일 내외로 5~10마리의 새끼를 낳지만, 새끼의 첫해 사망률은 45~50%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멧돼지의 번식기는 5~6월이고 교미기는 12월~1월로 이 시기를 전후로 어미가 단독생활을 위해 새끼들을 일시적으로 독립시킨다.

멧돼지는 국립공원 해발고도 600m이하 저지대 탐방로 주변이나 관목이 우거져 있는 계곡부에서 흔적이 자주 확인되고 있다.

특히 정규탐방로가 아닌 비법정 탐방로 계곡부, 또는 물이 고여 있는 장소에서 진흙목욕탕이 발견되거나 능선 및 사면에 있는 침엽수나 참나무에서 비빔목이 확인되는 지역은 멧돼지의 출현 확률이 매우 높은 곳으로, 이러한 곳의 불법 출입은 자제해야 한다.

반면 겨울철에는 출몰빈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겨울철 멧돼지 서식 밀도가 낮은 이유로 유해야생동물 포획, 상위 포식자 및 날씨(장마철, 적설량)에 따른 새끼 사망률, 겨울철에 먹이를 찾기 위한 서식지 이동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멧돼지는 겨울철 주로 먹이를 찾거나 눈을 피해 서식지를 이동한다. 특히 숲속에서 주로 식물 뿌리를 먹지만 먹이가 부족한 경우 민가로 내려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멧돼지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탐방로나 민가 주변에 출현하기 때문에 마주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교미기인 12월~1월 전후로 잠시 독립시킨 새끼들이 먹이섭식 활동을 시작하거나, 교미에 참여하는 수컷, 또는 경쟁에서 밀린 수컷들의 세력권 형성 등 서식지 내 활동 중 탐방객과 민가에 출현할 가능성도 높다.

멧돼지를 만났을 때는 등을 보이면서 달아나는 등 멧돼지의 주의를 끄는 행동을 삼가하며, 주위의 나무나 바위 등 은폐물에 몸을 숨기는 것이 좋다.

특히 멧돼지를 쫓기 위한 행위를 절대 삼가야 하고, 112나 119에 빨리 신고해야 한다.

국립공원 사무소(북한산 02-909-0498, 북한산 도봉 031-828-8000, 경주 054-778-4100, 계룡산 042-825-1637, 무등산 062-230-2011, 무등산 동부 062-370-5724)에서도 신고 전화를 받는다.

멧돼지가 주로 출현하는 시간대는 일몰 직후인 오후 7시~8시 사이로 하루 전체 출현 횟수 중 21%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적은 시간대는 오전 11시~12사이로 출현 횟수는 3% 미만이다.

김의경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도심 국립공원의 경우 겨울철에 먹이를 찾아 출몰하는 멧돼지를 발견하고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겨울철에 멧돼지의 서식 밀도가 높다고 인식할 수 있다”며 “실제 조사 결과는 멧돼지 서식 밀도가 여름철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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