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례 대신, 한 주를 닫는 ‘마음공유’
‘좋아해’ 세글자 주제로 한주 삶 교감

▲ 5학년 2반 성장회의.
 광주서초등학교의 금요일 종례 시간. 5학년 2반 학생들이 종이에 ‘좋아해’ 세 글자를 적었다. ‘좋’라는 글자 옆엔 한 주 동안 좋았던 일, ‘아’ 옆엔 아쉬웠던 일, ‘해’ 옆엔 해보고 싶었던 일을 차례로 적어나갔다.

 성장회의 ‘좋하해’는 학생들이 한 주를 마무리하는 방법이다. 서로의 종이와 표정을 볼 수 있도록 동그랗게 모여 앉아 한 명 한 명 돌아가며 자신의 ‘좋아해’ 세 가지를 급우들과 공유한다.

 이 주의 좋았던 일은 영화 보는 수업, 인디언포커 게임 시간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아쉬운 점은 다리 다쳐서 체육 활동을 못 한 일, 미세먼지 등이 꼽혔다. 영화 보는 시간에 과자를 먹어 교실이 지저분해졌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이때 학생들 틈에 같이 앉아있던 나승빈 담임교사가 학생들과 해결책을 논의해보기도 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과자를 먹지 말자’는 의견부터 ‘쟁반이나 신문지를 깔고 먹자’는 대안이 나왔다. “제안이 괜찮은지” 교사가 묻고, “좋아요”라고 학생들이 답했다.

 해보고 싶은 일은 게임, 북카페 답변이 많았다. 교사는 “북카페를 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고, 학생들은 “간단한 간식” 등을 말하며 소통했다.

 일방적으로 교사가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학생들은 받아 적는 식의 종례와는 크게 달랐다. 반 학생 모두 자신의 한 주, 반의 한 주를 평가하고 이를 공유하는 가운데,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마지막은 실붙잡기 게임. 실 뭉치를 잡고 있는 이가 한 주 동안 고마웠던 급우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실을 붙잡은 채로 실 뭉치를 그 친구에게 던지는 게임이다. 서로 고마음을 전하는 동안 실선은 교차되고, 서로를 잇는 문양을 만들어 낸다. 잊고 지내기 쉬운 타인에 대한 고마움을 상기하고 표현하는 마음 공유의 시간인 셈이다.

 광주서초 정명진 연구혁신부장은 “한주를 마무리하는 것은 학생 개인뿐 아니라 반 전체에게 굉장히 중요한 활동”이라며, “서로 눈 맞춤하고 상대에게 귀 기울이면서 일주일의 활동과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학생들은 한 뼘 더 성장한다”고 말했다.

 광주서초에선 1, 2학년은 자치시간으로 한 주를 마무리하고 3~6학년은 성장회의와 같이 학년별로 한 주를 닫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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