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기자회견
국어 31번, 수학가 30번 교육과정 위반 소지

▲ 2019학년도 수능 고사장 모습. <광주드림 자료사진>
교육시민단체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했는지를 따져 국가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학년도 수능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성실하게 준비한 학생이 도저히 풀 수 없어 피해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능의 목적을 상실하고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한 행위로 당연히 국가가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의 목적을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는 출제로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이에 사걱세는 올해 수능 국어영역 31번과 수학영역 가형 30번이 고교 교육과정 위반 소지가 크다고 봤다.

초고난도 문항으로 논란이 된 국어 31번은 ‘동서양 우주론’ 지문과 만유인력을 계산하는 원리가 담긴 ‘보기’를 읽고 옳지 않은 선지를 고르는 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사걱세는 “만유인력의 원리를 추론해 그와 관계된 명제의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것을 요구하는 문제”라며 “‘독서와 문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성취기준”이라고 말했다.

수학 가형 30번은 미분법을 활용해 그래프를 추론하는 문제다. 평가원은 ‘삼각함수를 활용하여 간단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등 3가지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제시했다.

사걱세는 “실제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15개 정도의 성취기준이 필요하다”며 “정상적인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10개가 넘는 성취기준을 인위적으로 통합하여 만든 문제를 푸는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잡하게 문제를 꼬아 놓으니 EBS 수능 강사도 빠른 속도로 해설하는데도 불구하고 문제를 푸는데 20분 이상이 걸렸다”고 했다.

사걱세는 이달 말까지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원고로 모집한다. 또한 평가단을 꾸려 2019학년도 수능이 교육과정을 위반했는지를 정식으로 판단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1월 중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선다.

앞서 평가원은 이달 4일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 수능 문항 난이도에 대해 전국 수험생과 학부모, 일선학교 교사들에게 혼란과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향후 지문 길이, 고난도 문항 난이도 수준에 대해 더욱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