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고용률은 결혼 전에는 남녀가 비슷하지만, 결혼 후에 성별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결혼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은 점차 사라졌지만,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여전하다. 기혼 여성의 경력단절을 없애야 양성평등을 이룰 수 있고, 초저출산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남녀 고용률의 격차의 실태와 문제 그리고 대안을 찾아본다.
 
▲유부남·유부녀 고용률 격차 28.5%p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일·가정 양립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남녀 고용률 차이는 미혼은 1.6%포인트였으나 배우자가 있는 남녀의 경우 그 차이가 28.5%포인트나 되었다. 결혼전에는 남녀의 고용률 차이가 1.6%로 미세하지만, 결혼후 성별차이는 미혼시보다 17.8배나 되었다.
 
▲기업은 남성 노동자를 좋아한다

 기업은 남성 노동자를 고용하길 좋아한다. 고용률은 미혼의 남성이 52.8%, 여성이 51.2%이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 남성은 81.9%, 여성은 53.4%였다. 미혼자는 남녀 모두 해당 인구의 과반수가 고용되었지만, 기혼자는 남성은 더 많이 고용되고 여성은 거의 늘지 않았다.

 남녀의 고용률은 미혼의 경우 2016년에는 남성이 1.3%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는데 1년 사이에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배우자가 있는 남녀의 고용률 차이는 2016년 29.4%포인트였으며 1년 사이에 격차가 약간 완화했다. 기혼자의 성별 취업률의 격차가 조금 개선되었지만, 성별 격차가 28.5%라는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의 회원국 중 유래를 찾기 어려운 수치이다.
 
▲기혼자 고용률에 영향을 주는 것들

 한국에서 기혼 여성의 취업률이 53.4%에 불과하고, 기혼 남성 취업률보다 28.5% 낮다. 이 때문에 여성은 결혼, 임신, 출산, 육아,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을 위해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을 심각하게 겪었다.

 15∼54세 기혼 여성 취업자 중 경력단절 경험자의 비율은 37.5%였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는 220만7천 가구로 배우자가 있는 가구 중 48.6%였으며 전년보다 그 비율은 0.2%포인트 높았다. 같은 해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아버지의 고용률은 자녀 연령이 어릴수록 높고, 어머니의 고용률은 자녀 연령이 어릴수록 낮았다.

 아버지의 고용률은 자녀가 6세 이하인 경우 97.1%, 7∼12세이면 96.5%, 13∼17세이면 94.7%였다. 같은 자녀 연령대 기준으로 어머니의 고용률은 각각 46.4%, 59.5%, 69.2%의 분포를 보였다.

 아버지는 자녀가 어릴수록 고용되어 있지만, 어머니는 고용에서 배제되기 쉬웠다. 어머니는 자녀를 어느 정도 키운 후에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였다. 전체 가구 중 맞벌이 가구 비율은 44.6%로 전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직은행원인 한 경력단절 여성(48)은 “뻔한 얘기 아닙니까?, 우리나라 남녀평등요“ 요원하죠. 남성 위주의 사회가, 남성 위주로 고용하는 거, 이거 후진국적 현상 아닌가요?” 라며 “출산하면 여성이 당하는 불평등은 영원히 해결 안될지도 모르죠”라고 비관론을 폈다.
 
▲노동시간은 줄지만 아직도 길다

 2017년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8시간으로 2016년보다 0.2시간 줄었다. 남성은 평균 45.2시간, 여성은 평균 39.6시간으로 2016년보다 각각 0.2시간, 0.1시간 감소했다. 2017년 맞벌이 부부의 주당 근로시간은 남성이 46.3시간, 여성은 40.3시간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남성은 0.3시간 늘었고 여성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2017년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총 근로시간은 173.3시간, 초과 근로시간은 10.1시간으로 1년 전보다 각각 3.8시간, 0.6시간 줄었다. 2016년 한국 임금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052시간으로 통계청이 제시한 12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길었다.

 근로기준법의 개정으로 주당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줄였지만, 아직 일부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있다. 노동시간의 단축이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되어도 관행적으로 야근이나 초과 근로를 했던 것을 고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기혼여성, 가사노동도 불평등하다

 여성은 주당 평균 노동시간에서 남성보다 5시간 가량 짧지만, 가사 노동을 고려하면 훨씬 더 길게 일했다. 2017년 기준으로 ‘남편과 아내가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은 59.1%에 달했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남편 20.2%, 부인 19.5%에 그쳤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은 10명 중 6명 가량이지만, 실제 분담하는 사람은 2명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2016년 기준 가사노동을 항목별로 분석하면 부인의 경우 식사 및 요리 준비, 설거지를 ‘거의 매번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90.7%, 88.3%이었다. 남편의 참여율이 가장 높은 가사노동은 집안 청소였다. 응답자의 69.8%가 ‘집안 청소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거의 매번 한다는 응답자는 5.2%에 그쳤고 22.5%는 주 1회 이하로 집안 청소를 한다고 반응해 부인의 54.5%가 집안 청소를 거의 매번 한다고 답한 것과는 대조됐다. 남편의 가사분담을 주로 청소에 그치고, 그것도 여성의 분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기혼 여성의 고용률을 높이자

 기혼 여성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줄이기 위해 출산휴가 기간을 늘리고 급여를 고용보험으로 처리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은 출산휴가가 90일인데, 출산후 몸을 챙겨 일을 하기 위해서는 출산 휴가 90일로는 부족하고 이탈리아처럼 5개월로 늘리자. 출산휴가를 활용하면 현재는 급여를 대기업은 60일은 기업이 부담하고, 30일은 고용보험이 부담한다. 중소기업의 근무자는 고용보험에 30일씩 3번 청구할 수 있다. 기업이 직원에게 출산휴가를 더 줄 수 있도록 기업 부담을 줄이고 고용보험으로 일원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출산휴가는 자녀를 출산한 여성 뿐만 아니라 배우자도 나누어 쓸 수 있지만, 이용하는 경우는 매우 적다. 따라서 ‘배우자 출산휴가’를 널리 확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재는 최대 5일간 ‘배우자 출산휴가’(그중 3일은 유급)을 쓸 수 있는데, 2019년 하반기부터 10일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우선지원 대상 기업 근로자의 유급휴가 5일분(최대 200만 원)에 대한 임금을 정부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출산일로부터 90일 이내에 1회 분할 사용도 가능하면 ‘출산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 성차별을 완화시켜 기혼 여성의 고용률을 높이면 ‘초저출산’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한국 합계출산율은 2017년 1.052에서 2018년 0.97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양성평등사회를 만들기 어렵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나라,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누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
참고=고용노동부 http://www.moel.go.kr

이용교 ewelf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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