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품마을교육공동체, 동산초 학생들과 프로젝트

▲ 지난 18일 늘품행복마루공동체는 동산초 4학년 학생 60여 명과 함께 교내 나무들과 교문 앞 나무들에 뜨게 작품 옷을 입혔다.
만물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 나무에 온기를 불어넣은 마을이 있다. 손수 만든 뜨게 작품으로 나무 기둥에 옷을 입힌 것.

광주 동산초(광주 동구 지산동)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늘품행복마루공동체’의 프로젝트다. 늘품행복마루공동체는 대부분 동산초 학부모들로 구성된 마을교육공동체다.

지난 18일 늘품행복마루공동체는 동산초 4학년 학생 60여 명과 함께 교내 나무들과 교문 앞 나무들에 뜨게 작품 옷을 입혔다.

오는 24일엔 2차로 더 많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마을 곳곳의 나무들을 챙길 예정.

장갑을 활용해 나무를 안아주는 모습의 옷,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나무에 표정을 새기는 옷, 친구와 맞잡은 손을 표현한 옷 등 나무마다 형형색색 다른 옷을 입었다.
나무를 감싸 안아주고 싶었던 학생의 작품.

▲교육과정 통해 나의 나무 정해 돌봄 활동 이어와

이 프로젝트는 늘품행복마루공동체가 동산초와 함께하는 마을교육공동체 수업에서 시작됐다.

4학년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진행되는 자연생태수업 중 ‘나의 나무’ 수업이 있다. 학생들이 교내 나무 중 하나를 골라 ‘나의 나무’로 부르며, 관심을 갖고 보살피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교육과정 속에서 나무도 겨울엔 성장을 멈추고 겨울잠을 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늘품행복마루공동체의 마을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머리를 맞댔다.

학교가 광주법원 근처라 등하굣길에 보던 진실마중길이 떠올랐다.

진실마중길은 세월호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 광주를 찾은 유가족들을 시민들이 맞이했던 법원 앞길이다. 그해 겨울부터 일대 가로수에 노란 리본 등이 새겨진 뜨게 옷이 입혀졌다.

나무 옷을 보며 온정을 느꼈던 마을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올해 마을 나무들에도 옷을 입혀주기로 했다.

나무 옷을 만들기 위해 마을 선생님으로부터 뜨게질을 배우는 모습.

7명의 마을 선생님 지도하에 학생들은 손수 한 땀 한 땀 뜨개질로 나무 옷을 만들었다.

마을 선생님들도 영상 등을 통해 사전에 뜨개질을 배우고 연습했다.

빨대에 실을 끼워 누구나 어렵지 않게 뜨개질 하는 법을 찾았고, 아이들도 쉽게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60여 벌의 나무 옷은 교내 나무와 마을 나무들에 입혀지게 됐다.

▲형형색색 뜨게질로 옷 만들어 입혀주기 행사 진행

늘품행복마루공동체 김옥신 대표는 “처음엔 자신 없어 하던 아이들도 집에 가서까지 뜨개질을 할 만큼 열정을 가지고 참여해 뿌듯함이 크다”며 “늘 가까이서 접하는 나무들에게 옷을 입혀주는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도 나무에 대한 애착이 더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등하굣길에 나무들이 아이들을 지켜주는 것처럼 생각되곤 했는데, 따뜻하고 예쁜 옷을 입혀 주니 마을의 일원으로서 만족스러운 활동 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오는 24일엔 동산초 학생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마을 곳곳을 돌며, 나무 옷 입혀주기 2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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