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은 매년 공공복지의 기준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을 발표한다. 중위소득의 사전적 정의는 “전체 가구의 소득 순위를 매겨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을 중위소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상대적 빈곤을 파악하는데, 중위소득의 50% 미만은 빈곤층이며, 50~150%는 중산층, 150% 초과는 상류층으로 분류된다.
 
▶기준 중위소득은 공공복지의 기준이다

 2019년도 기준 중위소득은 가구원수별로 다르다. 1인 가구는 170만7008원, 2인 가구는 290만6528원, 3인 가구는 376만32원, 4인 가구는 461만3536원이다. 기준 중위소득은 7명까지 그 액수가 공표되고 8인 이상 가구는 1인 증가시마다 85만3504원씩 증액된다.

 어떤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30% 이하면 생계급여 수급자로 선정되고,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30%를 넘지만 40% 이하면 의료급여 수급자로 선정되고,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가구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40%를 넘지만 44% 이하면 주거급여 수급자로 선정되고,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가구 소득인정액이 44%를 넘지만 50% 이하면 교육급여 수급자로 선정되어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의한 복지급여를 받으려면 선정기준을 알고, 자신의 소득인정액을 계산하여 조건에 맞는지를 확인하며, 시·군·구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해야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국민이 가구 소득인정액을 계산할 줄 몰라 ‘신청’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구 소득인정액은 이렇게 계산할 수 있다

 가구 소득인정액은 가구를 구성하는 모든 성원의 소득을 합한 ‘소득평가액’과 모든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친 금액이다. 가구 소득인정액을 계산하려면 가구, 소득평가액,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체계적으로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의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을 중심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구는 함께 사는 가족을 말한다. 부부, 부모와 미혼의 자녀는 따라 살아도 함께 사는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성인이 되어 취업하여 독립한 자녀는 가구원이 아닌 부양의무자로 보고, 함께 살더라도 30세 이상 미혼 장애인 자녀는 ‘별도가구’로 간주된다.
 
▶소득평가액은 모든 소득에서 일부 공제후 산정된다

 소득평가액은 전체 가구원의 근로소득, 사업소득, 이전소득, 재산소득 등을 모두 합친 것이다. 다만, 가구원의 근로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근로소득의 일부를 공제하여 소득평가액이 근로소득보다 적고, 근로능력자는 근로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벌 것으로 간주한다. 예컨대,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이 실직하더라도 월간 100만2000원(최저임금 시급이 8350원이고 하루 8시간씩 한 달에 15일)을 버는 것으로 간주한다. 대학생이 100만 원을 벌면 기본공제 40만 원에 나머지 소득에 대한 30%를 추가로 공제하여 소득평가액은 42만 원이다.

 소득평가액에는 모든 종류의 소득이 합산되지만, 일부 근로소득은 공제받을 수 있다. 또한, 가구 특성별 지출요인을 인정하여 실제 소득보다 소득평가액이 낮게 평가될 수도 있다. 가구 특성별 지출중 교육비와 의료비는 영수증만 있으며 인정받는다. 가구원의 학교 교육비, 학원비, 교재비 등은 영수증을 제출하면 공제받을 수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은 의료비 영수증을 제출하면 공제받을 수 있다.
 
▶재산의 소득환산액은 재산 종류별로 계산된다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재산의 소득환산액’은 일반재산, 금융재산, 승용차로 계산방식이 다양하다. 일반재산은 지역에 따라 공제되는 액수가 다른데, 대도시는 5400만 원, 중소도시는 3400만 원, 농어촌은 2900만 원을 공제한 후에 월 4.17%를 곱한다. 만약, 1억400만 원의 집을 가진 사람이 서울이나 광역시에 살면 5400만 원을 공제한 후 5000만 원에 4.17%를 곱해 매월 208만5000원의 소득이 있는 것으로 본다. 중소도시에 거주하면 그 집의 소득환산액은 291만9000원이고, 농어촌은 312만7500원으로 환산된다. 주거용 일반재산에 한하여 소득환산율을 일반재산 환산율의 1/4로 계산된다.

 금융재산은 은행 통장에 있는 예금뿐만 아니라, 주식, 채권, 민간보험도 모두 포함된다. 보험은 해지하여 환불받으면 얼마인지를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모든 금융재산을 합친 후에 생활필수자금 500만 원을 공제한 후에 월 6.26%를 곱한다. 만약, 금융재산이 2500만 원인 사람은 500만 원을 공제하고 남은 2000만 원에 6.26%를 곱하면 월 125만2000원이고 연간 1502만4000원으로 환산된다.

 승용차는 자동차보험에서 인정하는 자동차 가액의 100%로 환산된다. 즉, 7년 된 승용차 가격이 250만 원이라면 월 소득환산액은 250만 원이고 연간 3000만 원이다. 장애인으로 승용차가 필요하다고 인정받거나, 생계를 위해 꼭 필요한 차량이라는 것이 인정되면 승용차는 일반재산으로 계산된다.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보면, 승용차에 대해서는 매우 징벌적이고, 금융재산과 일반재산의 환산율도 매우 불합리하다.
 
▶부양의무자의 소득인정액과 부양비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부양의무자는 생계를 달리하는 1촌 이내의 가족이다. 즉,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당사자의 소득과 재산이 낮아서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30% 이하이면 생계급여 수급자, 40% 이하면 의료급여 수급자가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있어도 부양비가 낮아서 부양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정받아야 수급자가 될 수 있다.

 자녀에게는 부모가 부양의무자이고, 부모에게는 모든 자녀와 그 배우자가 부양의무자가 된다. 어떤 노인이 생계급여 수급자가 되려면 해당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낮고, 자녀와 그 배우자의 부양비를 계산하고 이를 소득인정액과 합산한 금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30% 이하일 때만 수급자가 될 수 있다.

 부양의무자의 소득인정액은 일반재산, 금융재산, 승용차 등을 모두 합한 후에 그 금액에서 일정액을 공제한 후에 산정된다. 부양의무자의 소득인정액은 수급자의 그것을 산정하는 것에 비교하여 훨씬 여유롭다. 부양의무자가 많은 경우에는 부양능력이 클 것으로 보이는 사람 순으로 부양비를 산정하여 그 액수가 많으면 수급자로 책정하지 않는다. 부양비는 부양의무자의 소득인정액에서 기준 중위소득을 공제한 후에 남은 금액의 30%(미혼 자녀, 기혼자녀 남자) 혹은 15%(기혼자녀 여자)로 계산된다.
 
▶긴급복지에서 소득인정액의 계산방식은 다르다

 긴급복지는 가구원의 실직, 질병, 사고나 화재 등으로 위기에 빠진 가구는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75% 이하일 때 시·군·구에 신청하면 받을 수 있다. 이때 소득인정액을 산정하는 방식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시와는 전혀 다르다.

 긴급복지는 재산, 금융재산, 소득인정액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할 때 받을 수 있다. 2019년의 경우 금융재산은 500만 원 이하이고, 금융재산을 포함한 재산은 대도시 1억8800만 원, 중소도시 1억1800만 원, 농어촌 1억100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재산은 주택과 토지 등 일반재산에 금융재산을 포함하고 부채를 공제한 금액이다. 긴급복지의 재산과 소득기준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선정하는 기준보다 상당히 높다. 소득인정액은 기준 중위소득의 75% 이하면 된다. 문제는 금융재산, 재산, 소득인정액 기준에 모두 맞을 때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긴급복지에서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 중요한 것은 해당 가구의 소득과 재산만 본다. 기준에서 조금 벗어나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인정한 경우에는 긴급지원을 할 여지가 있으니 꼭 필요한 사람은 일단 신청하기 바란다.

 요약하면, 소득인정액이란 낱말은 같지만 주요 복지급여마다 다르므로 모든 시민은 ‘복지로’ 홈페이지에서 ‘복지서비스 모의계산하기’를 통해 자신이 어떤 복지급여의 수급자가 될 수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복지로 http://bokjiro.go.kr

이용교<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welf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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