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사용 불가’ 명시, 관리·감독 방안 모색
“어떻게 단속? 실효성 의문…공익성 강화해야”

▲ 어등산 일대.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첫단추인 광주도시공사와 민간사업자간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실무선에선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가운데, 서로간 내부 조율을 거쳐 이르면 이달 말 협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익 사업인 레지던스 호텔의 공익성 담보는 여전한 고민거리다. 생활숙박시설임을 협약에 명시하기로 했지만 실제 운영에서 이를 담보할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15일 광주도시공사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인 (주)호반과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안에 대한 막판 조율이 진행 중이다.

 실무협상에서 협약서안에 대한 의견 정리가 이뤄진 가운데, 광주도시공사는 법률자문과 전문가 자문, 이사회 승인 등을 거칠 예정이다.

 호반 측도 내부적으로 광주도시공사가 제시한 협약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협약안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이달 말쯤 실시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인 별장처럼 쓰일 우려”
 
 호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지난해 9월로 협상은 두 번의 기한 연장을 거치며 장기화됐다. 수익시설과 공익시설 동시 추진이 정리됐지만 레지던스 호텔이 막판 쟁점으로 떠올라 협상이 길어졌다.

 호반 측이 제시한 총 1조 원 규모의 사업계획 중 1500실 안팎 규모의 레지던스 호텔은 워터파크 및 인공해변 조성과 함께 대표적 수익시설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레지던스 호텔이 특정인들의 별장처럼 쓰이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레지던스 호텔은 오피스텔 개념의 주거시설로 ‘관광진흥법’이 아닌 ‘공중위생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생활숙박시설이다. 일정 기간 체류형 주거시설로는 사용할 수 있지만 ‘거주’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레지던스 호텔을 분양 받아 개인 별장처럼 이용하는 행태가 벌어질 수 있어 광주도시공사는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고심해 왔다.

 이에 협약안에 ‘숙박업이 아닌 주택용으로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명시할 것을 호반 측에 제안, 최근 실무선의 합의를 본 상태다.

 또 숙박시설 운영과 관련해 ‘전문운영사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레지던스 호텔의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전문운영사를 통해 운영토록하겠다는 것으로, 다만 선택은 호반 측에 맡기기로 했다.

 사업 추진 시 레지던스호텔이 주거가 아닌 숙박시설로 쓰일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광주도시공사 관계자는 “레지던스 호텔은 관련법에 따라 애초부터 주거용으로 쓸 수 없지만 이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 생활숙박시설이란 것을 명확하게 하기로 했다”며 “이후 분양과 운영에 있어서도 특정인의 별장처럼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공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적 시각이 여전하다.
 
▲“공익성 어떻게 담보하나?” 과제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영삼 사무처장은 “분양을 받은 이가 실제 주거 용도로 시설을 사용하더라도 사실상 이를 단속하기는 쉽지가 않다”며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고시하는 것만으로 공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호반 측 제시한 숙박시설 중 레지던스 호텔 외에 특급호텔(250실 안팎)과 콘도(56실 규모) 등 숙박전용시설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 수익성이 약화돼 호반 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레지던스 호텔이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딜레마’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고 사무처장은 “사업 전반적으로 공익성을 강화하는 측면을 고민할 필요도 있다”며 “기존에 제시된 창업지원센터와 더불어 역사박물관이나 역사공원 등 어등산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도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어등산 유원지 부지 41만7000㎡에 숙박시설과 휴양문화시설, 운동오락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공익시설로 창업지원센터와 아트센터 등도 추진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