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해 8월 골프·
12월도 골프장서 목격” 보도
사자명예훼손 재판 시기와 비슷…
정치권 “반드시 단죄해야”

▲ 지난 7일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이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5·18단체 등이 광주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두환에 대한 강제구인을 촉구하고 있다.<광주드림 자료사진>
알츠하이머 투병 등을 이유로 광주 재판에 잇따라 무단 불출석한 전두환이 골프를 치러 다녔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 전망이다.

‘한겨레’는 16일 전두환이 “지난해 8월 무렵 골프를 친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난달 6일에도 전씨가 이순자 씨(전두환 부인)와 함께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도에서 제시된 시기는 모두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전두환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이 열렸던 때다.

당초 첫 재판일은 지난해 5월28일로 잡혔지만 전두환 측의 재판부 이송 신청, 기일변경 신청 등으로 지난해 8월27일에서야 첫 재판이 열렸다.

하지만 전두환은 전날 일부 언론에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문만 내고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불출석했다.

당시 홀로 법정에 나온 전두환 측 정주교 변호사는 “알츠하이머 투병 상태로 출석을 하려고 노력했다. 현재 단기 기억상실 상태다”며 “재판을 위해 몇 차례 방문을 할 때마다 (재판에 대해)새롭게 설명해야 했다”고 밝혔다.

전두환이 “의존증, 감정조절 혼란 등의 증세를 보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비슷한 시기 강원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또 이순자와 함께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하는 지난해 12월6일로부터 약 한 달 뒤인 지난 7일 두 번째 재판에도 독감, 고열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은 형사 피고로 반드시 출석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알츠하이머 투병 등 건강상 이유를 들어 당연히 출석해야 할 재판에 나오지 않는 전두환이 뒤로는 멀쩡하게 골프를 치러다닌 셈이어서 국민적 비난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법원 대신 골프장을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후안무치함은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다”며 “이번 보도를 지켜본 국민들은 큰 충격을 넘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군홧발과 총칼로 국민을 짓밟은 대죄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 사법체계마저 농락하며 경거망동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법원은 역사의 죄인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반드시 법정에 출석시켜 단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도 논평을 내고 “알츠하이머로 재판에 못 나온다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멀쩡히 골프 치러 다닌 것으로 보도됐다”며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골프 치러 다닌다니 세계 의학계에 희귀사례로 보고될 케이스다. 사실이라면 국민을 상대로 전씨 측이 거짓말 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진실성도 품위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래놓고 광주재판에 참석할 수도 없고 5·18진상규명에도 협조할 수 없다니 천인공노할 일이다”고 말했다.

평화당은 자유한국당에도 “이 지경인데도 전두환을 계속 은근슬쩍 비호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5·18진상규명이 아니라 방해목적으로 추천한 진상규명위원 추천을 즉각 취소하고 추천권을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전두환은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5·18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할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적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재판부는 지난 7일 3월11일로 재판을 연기하면서 전두환에 대한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구인영장은 법원이 신문에 필요한 피고인 또는 증인 등을 강제로 불러들이기 위해 발부하는 영장이다.

전두환 측은 뒤늦게 “구인영장을 발부하지 않더라도 다음 재판에는 출석하겠다”며 참작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음 재판에는 어떤 식으로든 전두환이 법정에 출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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