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판 불출석하고 골프’ 보도에
“사법질서 농락, 국민 우롱”

▲ 지난 14일 5·18단체 등이 서울 연희동을 찾아 전두환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5·18기념재단 제공>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이 알츠하이머 투병을 핑계로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골프를 치러 다녔다는 보도와 관련해 5·18단체들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며 “즉각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5·18기념재단,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전두환은 2017년 4월에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불구속기소 됐다”며 “이후 광주지법은 작년 8월27일 첫 재판을 열었지만 전두환 씨는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고, 지난 7일 두 번째 재판에도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참으로 황당무계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재판이 있던 날은 물론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골프를 쳤고, 지난달에도 부인 이순자 씨와 같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5·18단체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사법질서를 농락하는 것이자 5·18피해자들은 물론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두환에 대한)더 이상 인내심과 관용은 사치다”고 밝혔다.

5·18단체들은 “전두환이 앓고 있는 병은 알츠하이머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진실성을 망각하는 자기 망상병에 틀림없다”며 “참회는커녕 오히려 국민을 조롱하는 전두환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곳은 병원이 아니라 감옥 밖에 없다. 사법부는 더 이상 전두환 씨의 사기극과 기만에 휘둘리지 말고 즉각 법의 심판대에 세워 엄벌에 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겨례’는 지난 16일 전두환이 “지난해 8월 무렵 골프를 친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난달 6일에도 전씨가 이순자 씨(전두환 부인)와 함께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도에서 제시된 시기는 모두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전두환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이 열렸던 때다.

보도 이후 전두환 측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골프를 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알츠하이머와 운동은 무관하다”는 더 황당한 해명을 내놓고 있다.

광주지방법원은 3월11일로 다음 재판 기일을 정하면서 재판에 무단 불출석한 전두환에 대해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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