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장록습지 간담회 대응 논의

▲ 지난 18일 광주시의회 1층에서 진행된 광주 황룡강 장록습지 현안 간담회.
 광주 황룡강 장록습지(호남대 정문~영산강 합류부)의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이 축구장·야구장 조성 요구에 부딪혀 보류된 가운데,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이 국가습지 지정 효과를 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알리는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18일 광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광주시의회 1층에서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시민단체, 전문가 등과 함께 ‘광주시 황룡강 장록습지 관련 현안 간담회’를 마련했다.

 간담회는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처장이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 경과와 최근 불거진 쟁점을 설명한 뒤 국가습지 지정을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소속 김광란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대다수 참석자들은 “축구장과 야구장때문에 국가습지 지정이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생활환경회의 최낙선 에코센터장은 “왜 굳이 장록습지에 축구장이나 야구장을 해야 하는 것이냐”며 “기본적으로 습지는 넓게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축구장, 야구장을 이용하는 분들이 있지만 전체 시민들이 바라볼 때 습지라는 중요한 부분을 가지고 무엇이 광주시민 전체 이익을 위한 것인지 우선 판단해야 한다”며 “축구장이나 야구장은 다른 곳에 짓는 방법이 옳다”고 주장했다. 홍기혁 광주천지킴이 모래톱 회장은 “이미 송정교 아래에도 축구장이 있다”며 “이미 만들어 놓은 축구장부터 활용해야지 그 축구장은 제대로 쓰지 않으면서 또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만들어놓은 축구장부터 활용해야”

 이어 “지금 축구장을 하려는 부분(장록습지 상류)는 산과 인접해 있어 식생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생태 연결축이 단절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런 체육시설이 습지에 만들어지면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습지 지정과 주민들의 체육시설 조성 요구가 부딪히고 있는 현재 상황과 관련해 김광란 의원은 “광산구 내에서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조건 반대’에서는 물러선 것 같다”며 “습지를 보호해야 할 가치에 대해 주민들이 잘 모르는 게 큰 것 같다. 정밀조사 과정에서 광주시와 광산구가 이 부분을 병행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단순 미래지향적, 생태적 가치를 넘어 국가습지 지정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지역사회 발전, 경제효과 등 설득 논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전남녹색연합 김영선 대표는 전남의 대표 관광지인 순천만 사례를 들어 “지금 순천만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국가습지로 지정한다고 해서 무조건 지역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햐진 않는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국가습지 지정을 통해 람사르습지로 등록할 수 있게 돼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처장도 “보호구역 지정으로 주변 개발이 제약된다, 지역발전에 저해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오히려 국가습지를 통해 ‘질적 개발’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순천만처럼 관광자원화 등 적극 나서야”

 김세진 광주생명의숲 국민운동 사무처장은 국가습지를 계기로 광산구 장록동의 보호수, 겨울철 철새, 옛 이야기를 활용한 문화관광을 제시했다.

 이날 각 단체와 전문가들은 순천만의 국가습지 지정 후 나타난 긍정적 변화와 관련 통계, 국가습지 지정으로 인한 주변 지역 개발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팩트체크’ 등을 통해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활용키로 했다.

 “국가습지로 지정되면 뭐가 달라지는지, 뭐가 좋아지는지를 알기 쉽게 보여주는 자료를 주민들에게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25일 광산구청 7층에서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장록습지와 관련한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간담회는 장록습지 정밀조사 결과 보고와 광주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진하는 광주송정KTX역 투자선도지구 개발사업 추진 경과 보고, 국가습지 지정 관련 찬반 토론 등으로 진행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