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앙아 문화교류
국제 프로그램으로 진행

▲ ‘교활한 꾀쟁이의 속임수’ 앞 표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직무대리 이진식, 이하 ACC)이 중앙아시아의 다섯 나라인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아시아의 이야기’그림책 5종을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펴냈다.

‘교활한 꾀쟁이의 속임수’ ‘용감한 토끼’ ‘이식쿨 호수의 술루우수우’ ‘정의로운 소녀 사드바르그’ ‘진정한 친구’ 등 ‘아시아의 이야기’그림책 시리즈는 중앙아시아 5개국의 작가들이 이야기를 쓰고, 한국의 그림 작가들이 그림을 그렸다. 이 시리즈는 중앙아시아에서 길어 올린 특색 있는 이야기와 한국의 역량 있는 그림 작가들이 그린 현대적이면서 개성 있는 그림이 어우러져 완성된 그림책이다.

ACC는 지난 10여 년 동안 중앙아 다섯 나라 문화부와 함께 ‘아시아스토리텔링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문화교류 국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신화·설화, 서사시 등의 이야기 자원을 공동 발굴해 왔으며, ACC로부터 업무위탁을 받은 아시아문화원(원장 이기표)이 이야기 자원을 기반으로 문화콘텐츠 공동제작을 추진해왔다.

ACC에 따르면 중앙아시아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소개된 영미권과 중국, 일본의 그림책과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중앙아시아는 지리적으로 동서양을 잇는 다리, 실크로드를 따라 동서양이 서로 섞여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아시아의 이야기’그림책은 중앙아시아의 웅장한 자연,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다채롭고 개성 있는 그림과 결합하여 새로운‘이야기의 힘’을 보여준다.

우즈베키스탄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에 기반한 ‘교활한 꾀쟁이의 속임수’(라자보브 딜쇼드(글), 안소민(그림))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섬을 빼앗으려는 이웃 나라 왕의 속임수에 빠져 결국 섬을 떠나야 하는 마을 사람들은 우리에게 ‘고향 땅의 흙 한 줌은 금보다 귀하다’는 교훈을 남긴다. ‘교활한 꾀쟁이의 속임수’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적인 도자기, 전통복장과 장식, 아치와 기하학적인 문양 등이 곳곳에 표현되어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역사적으로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 교역지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고, ‘황금의 도시’로 일컬어지는 사마르칸트, 도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부하라 같은 도시에는 아름답고 이국적인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림을 그린 안소민 작가는 아크릴과 색연필로 우즈베키스탄의 다채로운 색상을 표현했다.

‘용감한 토끼’(즐크바이 메이르잔 (글), 남성훈(그림) )는 카자흐스탄의 드넓은 초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토끼의 용감한 모험담이다. 다람쥐, 여우, 뱀을 만나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며 용감해지는 토끼의 모험에서 내 안에 있는 힘과 용기,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글을 쓴 즐크바이 메이르잔은 “사람들이 자신의 힘을 믿을 때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한반도의 12배에 달하는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광활한 영토에는 실크로드를 거점으로 삼았던 다양한 민족의 흥망성쇠가 담긴 신화와 전설이 남아 있다. 그림을 그린 남성훈 작가는 세밀화 기법으로 카자흐스탄의 자연과 동물을 있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하려고 노력했다.

‘이식쿨 호수의 술루우수우’(알틴 카팔로바 (글), 강혜숙(그림))는 끝없이 넓고, 짙푸른 빛을 간직한 키르기스스탄의 이식쿨 호수에 살고 있는 푸른 물의 여왕 술루우수우의 이야기이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이식쿨 호수의 물결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앙아시아의 가운데 위치한 키르기스스탄은 국토의 3분의 1이 만년설을 볼 수 있는 산으로 둘러싸인 산악 국가이고, 높은 산들 사이에 크고 작은 호수가 1900여 개나 된다. 키르기스스탄의 호수 중 가장 큰 이식쿨 호수는 투르크어로 ‘따뜻한 호수’를 뜻한다. ‘이식쿨 호수의 술루우수우’는 저자가 이식쿨 호수의 가치와 자연의 소중함을 함께 생각해보고 싶어서 쓴 이야기이다. 책에는 호수에 사는 여왕의 신비로운 이야기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전통의 아름답고 섬세한 문양과 장식들이 어우러져 있다.

‘정의로운 소녀 사드바르그’(압두자보로프 압두가포르 (글), 김솔미(그림))는 타지키스탄의 깊은 산 속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며, 용감하고 정의롭게 자신의 소망을 이뤄가는 사드바르그의 이야기다. 사드바르그는 어려운 환경과 정의롭지 않은 사람들 속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간다. ‘정의로운 소녀 사드바르그’는 푸른 목초지와 아름다운 산정 호수들이 늘어선 타지키스탄의 위대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용기와 지혜를 전해준다. 그림을 그린 김솔미 작가는 판화기법으로 스케치를 하고 그 위에 수채물감과 크레용을 덧입혀 타지키스탄의 깊은 풍경을 담아냈다.

‘진정한 친구’(고투로브 아자트 (글), 김지영 (그림))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사막을 무대로 펼쳐지는 뱀과 당나귀, 고슴도치와 비둘기의 이야기이다. ‘진정한 친구’에 등장하는 낙타, 유목민들의 천막, 기하학적인 양탄자 문양, 사막의 식물들과 풍경을 찾아보면서 투르크메니스탄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그림을 그린 김지영 작가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다양한 사물과 문양, 동물들을 콜라쥬 기법으로 아름다우면서도 흥미롭게 표현했다.

ACC가 출판한‘아시아의 이야기’그림책은 국내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다문화 관련 기관 등에는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러시아어와 중앙아시아 5개 국어로 제작한‘아시아의 이야기’시리즈는 중앙아시아 5개국 문화부에 전달해 현지 국민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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