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황룡강서 생태 보전 활동해와
김홍숙 사무국장 “강 없으면 살 수 없어”
“벌써 많이 훼손돼…지금이라도 지켜야”

2009년 시작해 벌써 11년째. 황룡강을 지키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

‘황룡강생태환경문화지킴이(이하 황룡강지킴이)’. 2009년 황룡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생태해설가 양성교육에 참여했던 게 계기가 돼, 지금까지 정화활동이나 유해식물 퇴치, 식물 복원, 생태수업 등을 진행해왔다.

애초 100명에 육박하던 회원은 지금은 20명 남짓으로 줄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회원들은 황룡강에 대한 애정의 크기가 더 큰 ‘알짜’들이라고.

장록습지 국가보호지역 지정과 관련, 습지를 조사한 전문가들이나 공무원, 환경단체들보다 전문성은 적지만 황룡강을 더 오랜 기간 지켜봐온 활동가를 인터뷰했다.

황룡강지킴이 김홍숙 사무국장

황룡강지킴이 김홍숙 사무국장은 그 핵심에서 지킴이들을 이끌어왔다. 그는 처음 황룡강을 만났을 때를 추억한다. 2008~2009년 그때는 정말 자연이 아름다웠다는 거다.

“그때는 4대강사업도 하기 전이었죠. 임곡천, 황룡강 등지를 가보면 재첩이나 다슬기, 조개같은걸 캐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주민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어요. 장록습지에 나가보면 수달, 노루, 고라니들 발자국이 콕콕 찍혀있고 심심찮게 동물 배설물을 찾을 수 있었죠. 그랬던 광산구의 풍경을 지금은 찾아볼 수 없어요. 안타까운 이야깁니다”

황룡강 둔치에 설치된 파크골프장.

황룡강지킴이들은 결성된 이래 주욱 4대강사업을 지켜봐왔다. 황룡강에 본격적인 변화가 다가온 시기였다. 4대강사업에 포함된 황룡강 일부지역 강바닥에 하상시멘트가 깔리기 시작했다. 재첩과 조개가 사라진 게 이즈음부터라고. 이후 평화롭던 황룡강변엔 공원과 주차장, 파크골프장 등 친수구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강을 만지지 말라고 주장해왔는데, 결국 친수공원을 지으니까 그 주변 동물들이 사라졌어요. 사람 때문에 살기 힘드니 다른 곳으로 이동한 거죠. 김동철 의원이 운동장을 짓자고 국비 확보해온 곳은 현재 도심 속 장록습지가 가진 유일한 생태통로인데 거기에 축구장을 짓자고 하는거죠. 그나마 남은 구간을 또 사람들에게 빼앗기면 동물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요?”

황룡강 둔치에 설치된 주차장.

그럼에도 장록습지는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립습지센터는 정밀조사에서 “장록습지는 도심에 인접한 습지로서 비교적 자연성이 높고 관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 장록습지의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은 환경부 건의를 앞두고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추진이 보류된 상태다. 회원들은 처음엔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당황했다고. 하지만 이내 주민들을 제대로 설득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강이 없으면 우리도 살아갈 수 없다. 모두가 동의하는 겁니다. 전국 수많은 습지들이 국가습지 후보가 되지만, 1순위가 장록습지라는 거 아닙니까? 그만큼 국가적으로 중요한 습지라는 거죠. 주민들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습니다. 주민들은 기억해요. ‘맞아. 우리 어렸을 때 팬티만 입고 거기서 놀았지. 깨복쟁이들끼리 멱도 감고 그랬었지’. 강과 습지가 소중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거죠. 사실을 따져보면 주민들 사유지와도 관계가 없고, 오히려 습지를 낀 지역이라고 양질개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이 바로 강과 습지, 우리지역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요?”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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