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미세먼지…광주시 종합 대책 마련키로

▲ 7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범 광주 관계기관 긴급대책회의’.<광주시 제공>
 올 3월 벌써 9차례 미세먼지 특보가 내려지는 등 최악의 대기오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광주시와 유관기관들이 첫 관계기관회의를 갖고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이용섭 광주시장 주재로 5개 구청장과 유관 공공기관, 환경단체,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범 광주 관계기관 긴급대책회의’가 열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회의를 시작하면서 “미세먼지 경보 발령횟수가 2016년 8회, 2017년 12회, 2018년 15회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올해는 3월 현재 벌써 9차례 발령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시민들 입장에선 눈에 보이는 효과를 체감할 수 없어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계기관 첫 긴급대책회의

 광주시에 따르면, 올 봄(3~5월)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돼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요인은 배출저감 정책으로 개선 여지가 있지만,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 확산이 약화되고, 중국에서 황사가 평년보다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선 가장 시급하게 시행돼야 할 문제로 ‘차량운행제한’이 거론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날 ‘고농도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되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에 대해 차량운행을 제한하는 것으로, 지난 2월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으로 근거가 마련됐다. 현재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운행제한을 시행하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총 등록자동차 66만여 대 중 10.8%인 7만1427대가 5등급 차량으로 나타난다. 시는 차량단속을 위한 CCTV 단속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세부사항을 정해 상반기 중 조례를 제정한 뒤 최대한 빠르게 차량운행제한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은정 간사는 “광주시 미세먼지 발생은 자동차 영향이 커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며 출퇴근시간대 대중교통 전용지구 운영 등을 제시하며 “실제 시민들이 대중교통 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이 함께 실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미세먼지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조치도 시급한 문제로 논의됐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상반기 모든 유치원과 특수학교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고, 하반기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에 공기청정기 보급을 완료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론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까지 보급을 완료하고, 올 하반기에는 중고등학교 보급을 위해 추경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주, 전남도와 공조 대책 필요”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경로당 등에는 상반기 중 보급이 완료될 예정이지만,요양시설 등에는 보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이지현 광주지부 대표는 “광주시교육청이 학교에 공기청정기 보급을 하고 있지만 필터관리나 교체, 가동 강도 등에 대한 매뉴얼이나 교육은 부족한 것 같다”며 “시설 설치나 매뉴얼 배부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잘 이뤄지고 있는지 사후관리나 점검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은 밖에 나가고 싶은데 실내에만 가둬두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키즈카페 등은 너무 비싸 취약계층이 이용하기 어려운데, 관리가 안되고 있는 도서관이나 박물관 등 가용공간들의 공기질을 개선해주면 아이들이 집밖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공공형 실내놀이터’ 설치 등을 제안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에 대해 “좋은 의견”이라며 “바로 도입해야겠다”고 밝혔다.

 광주와 전남,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종원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광주지역은 미세먼지 배출량이 높지 않지만, 바로 인접한 전남도는 주요 산업단지가 많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배출량을 나타내고 있어, 광주지역만의 대책으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지역이 상호간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남도와 협업을 해야 한다”며 “환경청은 호남권미세먼지대책협의회를 운영할 예정인데, 많은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5개 구청장 “살수차 효과…확충을”

 국제기후환경센터 윤원태 대표이사는 “현재 많은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정말로 근본적인 과학적 베이스 위에서 정책들이 세워지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현재 부족한 수준인 광주지역의 관측소 등을 보완하고 통합미세먼지관측망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5개 구청장·부구청장들은 회의에서 “살수차가 효과가 좋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자치구에서 살수차를 확보하고 있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며 “지원이 이뤄지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광주시와 유관기관들은 이날 회의에 나온 내용들을 검토한 뒤 다음주 중 2차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2015년 기준 광주지역 미세먼지 배출량은 2448톤으로, 전국 미세먼지 배출량의 0.73%로, 세종시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중 산업단지가 많은 광산구가 35%로 가장 비중이 높고, 동구는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의 70%는 ‘비산먼지’에서 나온다. 비산먼지는 굴뚝 등 배출구 없이 대기에 직접 배출되는 먼지를 말한다. 비산먼지를 제외하면 자동차가 48.4%로 가장 높다. 다음이 건설장비 38.9%, 가정 7.8%, 발전시설 등 4.8% 순이다.

 광주지역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0~42㎍/㎥(초미세먼지 평균 24㎍/㎥)로,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나쁨 이상 고농도 미세먼지는 주로 11월~5월 사이 동절기와 봄철 집중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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