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모바일 플랫폼 바탕
다양한 은행계좌 연동
“특정은행 강요, 개선돼야”
‘조급한 추진’도 우려

▲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12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시의 지역화폐 추진 과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다른 은행 계좌를 쓰는 소비자들이 과연 일부 할인혜택만으로 광주상생카드를 쓰겠다고 광주은행 계좌를 만들려하겠나?”

 20일 출시를 앞둔 광주시의 지역화폐 ‘광주상생카드’는 광주은행이 운영대행사를 맡는다.

 이에 연결해서 쓸 수 있는 계좌가 광주은행으로 한정이 되다보니 다른 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모바일 앱을 이용한 ‘전자상품권’ 방식의 인천이(e)음카드(이전 인천너카드)의 경우 소비자가 편한 은행계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이음카드는 모바일앱을 스마트폰에 깔고, 회원가입 뒤 IC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카드로 사용할 금액은 모바일앱을 통해 충전하는데 이때 시중 여러 은행 중 원하는 게좌를 선택해 등록할 수 있다.

 매월 일정금액을 자동으로 충전하거나 충전된 금액이 일정 기준보다 적어지면 자동 충전하는 기능도 있다.

 핵심은 여러 은행 계좌 중 아무거나 연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광주시가 주최한 지역화폐 관련 공청회에 참석한 상인들은 “광주상생카드의 경우 광주은행 계좌만 사용이 가능해 소비자들의 편의성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다른 시중은행과의 컨소시엄 등을 통한 이용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 상인단체 관계자는 “지역화폐가 성공하려면 소비자들이 많이 발급받아 쓰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제시된 유인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광주은행만으로 한정된 이용 방식이 자칫 특정은행에 대한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다른 광주은행 체크카드 상품을 늘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국유통상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계좌수나 카드 발행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여기서 얻어지는 다양한 정보를 영업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망사용에 있어 인센티브를 얻는 등 혜택이 적지 않을 것이다”며 “지역 상권 내 소비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지역화폐가 특정은행을 위한 사업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광주시가 소비자와 상인들 입장에서 운영 방식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가 운영하는 지역화폐인 인천이(e)음카드 자료 이미지.<인천시 제공> |||||

 지역화폐 도입에 대한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부분도 여전히 우려점으로 남아있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위민연구원, 지역화폐 정상화를 위한 시민모임은 지난 12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시가 조급하게 추진하고 있는 지역화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3월 중 발행을 고집하지 말고 제대로 된 공청회를 통해 시민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인천시의 경우 2017년 7월부터 1년간 전문가, 시민사회, 지역 소상공인 등과의 토론, 논의 과정을 거친 뒤 지난해 7월 시범사업에 들어간 바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연말 비공식 간담회에 이어 최근 한 차례 공청회를 연 것이 전부다.

 지역상권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지역화폐 도입은 필요한 부분임에도 광주시의 서두르는듯한 추진 과정에서 우려카 커진 측면도 있다.

 이에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광주사랑 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대신, 소비자, 상인 등을 포함한 분기별 모니터링 결과 보고, 광주은행 차원의 광주상생카드 이용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 등을 광주시에 요청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상생카드 도입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나름대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면서 “광주상생카드가 출시되면 ‘상품권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분기별로 모니터링 결과를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은행은 앞으로 2년간 ‘광주상생카드’ 운영대행사를 맡게 된다. 상품권운영위원회는 광주시 소관 부시장, 관련 실·국장, 시민사회단체, 소상공인 관련 단체 등 20명 내외로 구성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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