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에서 운영되고 있는 지역화폐들.<광주전남연구원 제공>
 광주시가 지역화폐로 추진하는 ‘광주상생카드’가 지역화폐로 온전한 기능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상공인과 일반 소비자에 대한 혜택 강화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게다가 체크카드식 광주상생카드의 경우 입출금이 자유로워 현금을 인출하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도 소비가 가능해 지역자본의 역외유출 방지라는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공공에서 추진하는 지역화폐의 성격상 입출금을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나 “일반적인 체크카드 방식이 지역화폐로 적절하냐”는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상생카드’ 도입을 위한 ‘광주사랑 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이 전날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심사를 원안대로 통과했다.

 해당 조례안은 20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으로, 광주시는 이날 광주시청 1층에서 기념식을 열고, ‘광주상생카드’를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광주상생카드’는 기명식 체크카드와 무기명 선불카드(기프트카드),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체크카드는 운영대행사인 광주은행을 통해 카드를 신청하고, 광주은행 계좌에 충전(선입금)한 금액을 이용하는 방식이고, 무기명 선불카드는 일정 금액의 카드상품권을 구매해 정해진 금액만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입출금 체크카드 ‘대형마트 소비’ 가능
 
 기본적으로 전통시장 가맹점 이용금액의 0.2% 캐시백, 슈퍼·주유소·영화관·야구장 등 이용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교통 이용금액의 5% 캐시백, 광주시티투어버스 1000원 캐시백, 광주맛집 0.2% 캐시백 등의 추가적인 혜택도 제공된다. 광주시는 “일반체크카드보다 2.5배 마일리지가 더 쌓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무기명 선불카드의 경우 구입시 5% 할인 혜택이 있다.

 여기다 광주시는 최근 연 매출 5억 원 이하 매장에 대해선 ‘광주상생카드’ 이용과 관련한 카드 수수료율을 ‘제로화’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0.5~1.5%의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매출 5억 원 이하 매장에 대해선 이를 광주시가 예산 지원을 통해 보전해주겠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광주상생카드’의 유통 규모로 약 1000억 원을 구상하고 있다. 이중 광주시청과 자치구, 광주시교육청 등에서 운영하는 포상금, 복지포인트 등 140억 원을 ‘광주상생카드’와 연계해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상생카드’ 도입의 핵심 취지는 △지역자본의 역외 유출 방지와 지역경제의 선순환 도모 △소상공인 매출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공동체 강화다.

 이에 따라 카드 사용범위가 ‘광주시내 소상공인 업소’로 제한되고, 대형마트, SSM(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판매시설은 사용처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체크카드식 ‘광주상생카드’의 경우 이 부분에서 빈틈이 발생한다.

 아동수당·출산장려금 등 정책수당에 따라 발급된 ‘광주상생카드’와 무기명 선불카드의 경우 출금을 제한할 수 있지만, 일반 시민들이 발급받는 체크카드식 ‘광주상생카드’는 입출금에 아무런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제로페이 시범사업 지역으로 지정한 1913송정역시장의 한 매장 입구에 제로페이, 온누리상품권 등 가맹점 스티커들이 부착돼 있다.|||||
 
▲광주시 “입출금 제한은 부적절”

 때문에 해당 계좌에 입금된 돈을 소비자가 직접 인출해 사용할 경우엔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진다. “지역 상권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역화폐의 핵심이 담보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지역화폐는 발행액과 이를 통해 일정 이상의 지역상권 매출액 확보가 매우 중요한 점으로 평가된다. 충전 금액의 60% 이상을 써야 환전이 가능한 A지역화폐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이 A지역화폐를 100만 원 발행했을 시 지역상권에서 최소 60만 원 이상의 매출액이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체크카드식 ‘광주상생카드’는 카드가 아무리 많이 발행되더라도 이 카드들과 연결된 계좌에 입금된 돈이 지역상권에서 얼마 정도 쓰일 것인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약점을 갖는다.

 즉, 지역화폐 발행과 지역상권 매출 증대 효과를 직접적으로 연결짓기엔 취약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일반적인 체크카드는 ‘환전제한’이란 측면에서 지역화폐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경우 입출금을 제한하는 게 오히려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무기명 선불카드,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체크카드를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는 긍정적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 지원, 부가서비스 강화 등 소비자 이용을 유인하는 혜택을 강화해갈 것이다”며 “진행 과정에서도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보완할 점은 보완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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